영화와 다른 현실속의 CSI
영화와 다른 현실속의 CSI
  • 경남일보
  • 승인 2013.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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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의 (진주경찰서 현장지원팀장)
CSI(Crime Scene Investigation)하면 예전에는 생소한 단어였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친숙한 단어로 다가선 이유는 케이블TV 영화채널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뉴욕을 배경으로 한 과학수사 요원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범죄사건 현장에서 각종 증거물들을 채취해 우리가 평소 듣고 보지도 못한 첨단장비를 이용해 증거를 분석, 범인을 검거하는 것을 보고 통쾌함과 흥분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미국 경찰에서도 이 CSI 영화 때문에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우리나라 경찰에도 과학수사 요원들이 있다, 그들도 영화속 주인공 못지않게 범죄현장을 누비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 속에서 한 가지 유심히 살펴보지 못한 것이 있다.

그것을 바로 현장보존이다. 영화에서는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주변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정복 경찰관들이 그 주변을 지키고 과학수사 요원들이 감식활동이 끝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한다. 이것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불문율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 가족이나 응급구조사들이 범죄현장에 제일 먼저 들어가 인명구조나 피해품을 확인한다고 이것저것 만지고, 발로 밟고, 온통 휘저어 놓는다. 가끔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을 분석해 보면 피해자나 범행 후 현장에 들어온 사건 관계인의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행동인가, 범죄현장은 증거의 보고(寶庫)라고 했다,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사건을 쉽게 해결하는 것도 장비가 좋아서도,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서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보다 현장보존이 철저히 지켜져 현장에서 많은 유류 증거물들을 수집·분석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첨단장비를 가지고 있어도 현장에서의 분석할 증거물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금은 범인을 검거해도 적법절차에 입각한 증거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도록 증거위주의 공판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범죄현장에서의 증거물 수집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사람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아니면 범죄현장 보존은 영화처럼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 우리나라 CSI도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철저한 과학적 증거분석을 통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슬기로운 대처와 도움이 필요하다.

/홍원의·진주경찰서 형사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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