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근 (울산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진학률(2008년 83.8%, 2011년 72.5%로 40% 이하인 서구 선진국과 대비됨)과 가장 낮은 문맹률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인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열은 선진국의 전문가들조차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하고 있으나 매년 수백여 명의 학생들이 자살을 하고 수십만 명의 학생들이 정신적 장애를 갖게 되는 비정상적인 대가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의 배후에 대학이라는 존재가 있다.
입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다수의 부모들이 매년 수천만 원이 넘는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이로 인해 국가의 교육체계가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실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욕구를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은 교육열을 만들어내고 수준 높은 인재들을 다량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 입학 이후에는 실질적인 경쟁이 없다. 그냥 입학할 때의 성적과 점수로써 대학을 서열화시켜 버린다. 그리하여 입학 이후 열심히 한 학생과 그렇지 않는 학생 구분 없이 A대학, B대학 출신으로 서열화하고, 이를 곧 일류·삼류대학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린다. 이러한 낙인은 평생토록 자신을 쫓아다니며 취업은 물론 결혼 그리고 인격에 이르기까지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우리나라를 방문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울산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