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생활인의 모습
감동적인 생활인의 모습
  • 경남일보
  • 승인 201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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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젊음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어떤 미인도 청춘이 지나버린 다음에는 싱싱하고 풋풋한 힘을 느끼게 해줄 수는 없다. 그래서 사실상 나이에 비해서 비교적 아름답다는 말로서 찬사를 보내는 것이지, 젊었을 때만치 그대로 아름답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젊다는 그 자체만으로 우아하다거나 품위가 있는 아름다움은 있지만 감동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이를테면 외모의 젊음과 아름다움은 싱싱하고 풋풋한 느낌을 갖는 것이지, 감동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감동을 느낀다 하더라도 그것은 잠깐일 수밖에 없다.

진실로 길고도 오래오래 메아리 칠 감동은 외모 아닌 생활모습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한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불평 없이 하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진실로 사랑하기 때문에 감동을 느끼게 하고, 남보다 성숙되고 깊고도 넓은 가슴을 지녔다고 신뢰하게 된다. 남들이 무시하고 쓸모없다고 여기는 작고도 하찮은 것을 측은하게 여기고, 그런 것들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려 애쓰는 사람은 잔잔하고도 따스한 감동의 물살을 보내 준다.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은 욕심을 버리려 하기 때문에 언제나 넉넉하고 여유로우며 그로 인해 그의 인생은 항상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인생의 진정한 의미는 물질적인 것들을 얻기 위한 것도, 자기만족을 위한 기쁨을 체험하는 것도 아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가장 올바른 성품과 조화를 이루어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있다. 아름다운 땀을 흘려봐야만 땀의 진가를 알 수 있고, 땀의 체험 없이 땀 흘릴 필요가 있다고도 또는 없다고도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수고한 거친 손바닥만이 그가 가꾼 열매의 참맛을 즐길 권리가 있고 그래야만 세상은 아름다우면서도 감동적이지 않겠나.

이마와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리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보람과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사람의 가슴에는 과욕이란 없다. 땀을 믿는 확실한 신념과 땀의 가치를 존중하는 철학과 세상이 아무리 요행 또는 눈웃음과 거짓에 흔들릴지라도 그 기간은 잠깐이기 때문이다. 만약 땀 흘린 과정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정직히 인정하며 진심으로 미안해 하고, 그로 인해 손해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존경과 사랑으로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신념대로 살아갈 용기가 있으며, 손해 볼 줄 알 만큼 어리석은 듯하지만 실은 얼마나 감동적이며 아름답고 지혜로운가.

지식은 보고 들어야 얻어질 수 있으나 지혜는 체험 없이는 터득될 수 없다. 그런 지혜롭고 감동적인 사람이 지금은 우리들의 자신이기를 바라고, 그 후에는 우리 모두가 그렇게 되기를 바라자. 감동 없는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환상에서 잠시 넋을 홀리고 무책임하다고 할 수 있을 만치 총명을 빼앗는 것일 수는 있어도 진정한 아름다움, 오랜 아름다움은 아닐 것이다. 긴 생활을 통해 부단히 나타나는 감동적인 생활인의 모습, 그 잦은 순간들이 모여 지워질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머리에 가슴에 새길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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