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주는 건 없다'…살벌한 시청률 정글
'봐주는 건 없다'…살벌한 시청률 정글
  • 연합뉴스
  • 승인 201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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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간대 지상파도 2~3%…종편에도 밀려
3.1%. 강호동이 이끄는 KBS 2TV 북 토크쇼 ‘달빛프린스’가 지난달 26일 기록한 시청률이다.

황금시간대인 평일 밤 11시대에 스타 MC까지 앞세웠지만 시청자는 냉정했다.

스타들과 베테랑 연출자들로 무장한 황금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조차 시청률 5%를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안전지대는 없다’..종편에도 밀려 = 과거 일부 드라마들이 ‘애국가 시청률’의 굴욕을 맛봤다면 요즘은 황금시간대 예능 프로그램도 예외가 아니다.

1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국 시청률 5.7%로 출발한 ‘달빛프린스’는 ‘국민MC’ 강호동을 앞세워 관심을 모았지만 현재까지 평균 시청률은 4.1%에 머문다.

최근 폐지가 결정된 MBC ‘토크클럽 배우들’의 시청률은 더 굴욕적이다.

지난 1월 14일 4.1%로 출발한 후 현재 6회까지 평균 시청률은 3.5%에 그친다. 2%대 시청률도 두 차례 기록했다.

지난해 초 MBC ‘일밤’ 코너 ‘남심여심’과 ‘꿈엔들’이 시청률 1-2%대를 기록했지만 당시 MBC노조가 파업 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토크클럽 배우들’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상파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동시간대 종합편성채널 경쟁 프로그램에도 뒤지는 현상까지 일어난다.

‘토크클럽 배우들’은 종편 경쟁 프로그램인 MBN ‘황금알’에 밀렸고, ‘달빛프린스’ 역시 지난 26일 MBN ‘엄지의 제왕’에 뒤지는 굴욕을 맛봤다. MBC주말극 ‘아들녀석들’은 지난달 초 종편 JTBC ‘무자식 상팔자’에 추월당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영원한 강자도 없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던 MBC ‘무한도전’은 지난달 23일 지상파 3사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고, 한때 일요 예능의 1인자였던 KBS 2TV ‘1박2일’은 SBS ‘런닝맨’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최근 시청률 나오는 걸 보면 무서울 지경”이라며 “시청자들이 재미가 없다 싶으면 가차없이 채널을 돌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젊은 시청층 이탈·볼거리 증가..냉정해진 시청자 = 이러한 현상에는 수년 전부터 뚜렷해진 시청층의 이탈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닐슨 코리아 조사 결과 작년 전체 가구 시청률 평균이 10년 전인 2002년보다 10%포인트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의 주타깃인 10-30대 시청률은 10년 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뉴미디어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TV로 방송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 줄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기에 전체적인 콘텐츠량의 증가도 한몫했다. 종편과 케이블 채널, 여기에 외국 콘텐츠까지 유입되면서 시청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

SBS 이창태 예능총괄은 “과거에는 재미가 없어도 어느 정도 봤지만 이제는 볼거리가 많아지다 보니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며 “특히 여러 경로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젊은 층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뉴미디어와 새로운 콘텐츠의 증가는 자연스레 방송 기득권층의 약화로 이어졌다.

방송 관계자들은 채널과 스타 프리미엄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채널의 후광이나 스타의 이름만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잡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것.

지상파 예능국이 심혈을 기울이는 평일 밤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15%를 넘는 프로그램은 SBS ‘정글의 법칙’이 유일하다. SBS ‘힐링캠프’와 KBS 2TV ‘안녕하세요’는 10%에 턱걸이하고 있다. 과거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20%를 훌쩍 넘겼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MC계의 양대산맥 강호동과 유재석의 아성도 예전 같지 않다.

강호동이 복귀한 MBC ‘무릎팍도사’는 과거만큼의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고, 유재석은 8년간 동고동락한 MBC ‘놀러와’가 시청률 부진에 종영 인사도 없이 폐지되는 아픔을 맛봤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또 다른 장수 프로그램 KBS 2TV ‘해피 투게더3’도 시청률이 한 자릿대에 머문다.

다수 토크쇼를 연출한 한 지상파 예능 PD는 “스타 MC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부합하도록 참신한 기획과 아이템으로 시청자에게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MBC ‘라디오스타’는 참신한 기획 섭외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라디오스타’ 섭외의 특징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을 기상천외한 주제로 한데 묶는 것이다. 게스트의 화제성이나 스타성이 떨어지는 점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이들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여지를 안겨준다.

지난 1월 초에는 ‘신년 해돋이 특집’이란 명목으로 민머리 연예인들이 출연했고, 지난달 20일에는 ‘야생에 나온 아나운서들’이라는 주제로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나와 입담 대결을 펼쳤다. 두 편 모두 시청률 10%를 넘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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