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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먹을거리에 해지는 줄 몰랐네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15>한려수도 이야기
경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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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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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수도는 통영시의 한산도에서 전남 여수시까지 남해안의 물길을 말하는데, 호수처럼 잔잔한 푸른 물결 위로 5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는 물길 300리는 이르는 곳마다 절경이요 낭만의 극치이다. 또한 이곳에는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전적지가 곳곳에 널려 있어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서도 훌륭한 곳이다. 이런 의미가 있는 곳에서 옮겨가며 근무를 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맛이 있는 여행은 통영에서 새 근무지가 있는 사천으로 달려간다.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서려니 갑자기 도다리쑥국이 생각난다. 자주 찾던 식당이라 작별인사라도 드릴 마음이었는데 그곳에서 마침 아침식사도 차린다니 반갑다. 모처럼 함께한 친구들과 지난밤에 나눈 우정의 약주도 있었으니 미리 주문해놓고 한숨에 달려가 시원하게 속을 풀고는 먼저 원문고개에 오른다. 통영은 옛날 통제영이 있었던 군사적 요충지인 탓에 관문에는 성곽을 쌓았고 원문을 통해야만 입성이 가능했다. 원문이란 군영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문을 일컫는 말로 통제영 성문에 앞서 거쳐야 하는 초소에 해당한다. 조선시대 당시 통영을 그린 고지도에는 통제영과 원문의 흔적이 명확히 남아 있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원문고개에는 동족상잔의 아픈 역사도 남아 있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 해병대와 북한군의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던 곳이다. 당시 해병대는 인근 바닷가를 통해 해병대 최초의 단독상륙작전인 ‘통영상륙작전’을 펼쳐 이 고개를 점령하면서 통영과 거제를 사수하는 데 성공하였다. 따라서 통영시 용남면 장문리 일대 17만8000㎡에는 원문공원이 조성되었고 해병대 최초의 단독상륙작전을 기념하여 통영지구전적비가 건립되었으며 전쟁 당시의 실물 탱크와 수륙양용차 등도 전시되어 있어 역사교육 현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공원에는 넓은 잔디밭과 의자 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양쪽으로 북신만과 죽림만이 내려다보이는 등 바닷가 조망 경관이 뛰어나 가족 나들이와 휴식에도 그만이다.
아름다운 미항 통영을 뒤로하고 국도 14호선을 달린다. 막걸리가 맛있다는 도산면을 가로질러 학섬휴게소와 바다휴게소를 지나 월평사거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돌려 바닷가 길을 따라가니 2012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에 맞춰 개장한 ‘남산공원 오토캠핑장’이 있다. 은빛 찬란한 바다를 품고 있어 주변 분위기도 좋지만 기반시설이 완벽히 갖추어져 있으며 도심에 가까이 위치하여 다른 지역의 오토캠핑장보다 입지여건이 좋아 지역주민과 캠핑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남산공원 오토캠핑장은 텐트사이트 31면, 카라반사이트 10면, 카라반 3대(8인용 2대, 4인용1대), 취사장 및 샤워장 1동, 화장실 2동, 관리동 1동 등 기반시설을 완벽히 갖추고 있어 미리 예약을 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고성 한정식 상차림.


이제 고성읍사무소 주변에 몇 집 있는 한정식집으로 점심식사를 하러간다. 점심시간이 조금 이른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착한 가격으로 인심 좋게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니 편안하게 찾을 수 있으며 온갖 산채와 회에 수육까지 나오니 황송하기 짝이 없다. 좋은 안주감도 있으니 약주를 좋아하는 벗이 있으면 소주 몇 병은 게눈 감추듯 하겠지만 나는 딱 한잔이면 최고다. 여유롭게 차려진 음식을 거의 다 먹으니 배는 북산 같고 온몸이 노곤하다. 커피도 한잔하며 얘기를 나누다가 다시 활기 있게 일어나 1010번 지방도로를 따라 차를 달린다.

해안선을 따라 난 길은 차량 통행도 뜸하니 편안하고 여유 있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점점이 다가왔다가 멀어져 가는 섬들이 아름다워 잠시도 한눈을 팔수도 없고 진주로 향하는 국도를 달리다 보면 만나게 되는 갈모봉산림욕장이 있는 갈모봉과 문수암 보현사도 눈에 들어온다. 삼산면에서는 계절에 따라서 새우구이, 새우죽, 칼국수 등도 만날 수 있다. 소금을 넣어 적당하게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생새우를 넣으면 퍼덕퍼덕 발악을 하는데 새우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담백하고 고소한 그 맛을 느껴본 사람은 다시 또 찾게 될 것이다.

삼산면을 지나 하일면으로 들어선다. 선산이 있어 해마다 두 번은 꼭 찾는 곳인데 초여름에 제철을 만나는 ‘하모’를 선상에서 맛있게 썰어 먹을 수 있는 용태리도 있고 신선한 생선회도 주변 어디보다도 착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식당들도 있다. 이런 식당 앞에서 보이는 솔섬. 진달래가 필 때면 온 동산이 불타는 듯 하는 솔섬유원지라도 가볍게 산책을 한다면 그 황홀함에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기쁨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 내륙으로 들어가면 고성 학동마을 옛 돌담길도 만날 수 있다.
고성학동마을 옛 돌담길은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제258호로 하일면 학림리에 있으며 이곳의 담장은 수태산 줄기에서 채취한 납작돌(판석두께 2~5㎝)과 황토를 결합하여 바른 층으로 쌓은 것으로 다른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한 특징이 있으며 건물의 기단, 후원의 돈대 등에도 담장과 동일한 방식으로 석축을 쌓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마을 주변 대숲과 잘 어우러져 수백 년을 거슬러 고성으로 끌어들이는 듯 한 마을 안길의 긴 돌담길은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
이제 사랑도를 가는 배의 선착장이 있는 용암포를 지나 상족암군립공원으로 간다. 하이면 덕명리와 월흥리에 걸쳐 위치한 상족암군립공원은 남해안 한려수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해면의 넓은 암반과 기암절벽이 계곡을 형성한 자연경관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8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곳은 바위가 밥상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고 쌍족 또는 쌍발이라고도 한다. 상족암 부근 해안에는 6km에 걸쳐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는데 지난 82년 공룡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되었다. 두 다리로 걸었던 공룡과 네다리로 걸었던 공룡 등 여러 종류의 공룡이 함께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천연기념물 제411호인 고성 덕명리의 고생물화석산출지는 중생대 백악기 고생물화석산출지로서 공룡발자국화석과 새발자국화석이 다양하게 산출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최초의 공룡전문박물관이 공원 내에 있어 공룡화석을 보다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고 세계의 다양한 공룡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여러 개의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온다. 고성에 소재하면서도 삼천포화력으로 이름 붙여진 삼천포화력발소를 지나 사천시로 접어든다. 어린 시절의 피서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찾았던 바다이며 신라 말 대학자인 최치원 선생은 남녘에서 경치가 아름답기로 으뜸이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던 곳, 아련한 추억으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남일대해수욕장으로 들어간다. 동편 바닷가에 마치 커다란 코끼리가 코를 늘어뜨리고 서 있는 형상의 바위가 있다. 사람들은 그 모양이 코끼리 같다고 하여 코끼리 바위로 이름 지어서 부른다. 이 바위는 코와 몸체부분의 사이에 천연의 동굴이 있어 파도가 넘실거리며 드나 들 때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물결에 밀려와서 쌓인 조가비와, 조개껍데기와 모래알이 하얗게 쌓여있다. 세월이 흐르며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섰지만 코끼리바위는 여전한 모습이다.

많이 꾸물거렸는지 벌써 해거름이다. 잘 다듬어진 국도 3호선을 따라 서둘러 선진리성으로 향한다. 선진리성은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거북선을 출전시켜 왜선 13척을 함몰시키고 승전을 거둔 곳으로 인근에는 우리나라의 국난 극복을 위하여 파병되어 희생된 명군 병사들의 묘가 있는 등 역사의 현장이 있으며 성내 1000여 그루의 벚꽃이 만개하면 은백색의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선진리성은 통일신라시대 때 축성된 3086척 길이의 토성으로, 이 성을 의지하여 고려 초 전국 12조창이 설치될 때에는 통양창이란 조창이 설치되었다. 이 토성은 조창을 방비하기에 유용하게 쓰인 창성이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특별한 음식도 있다. 다름 아닌 백합요리이다. 사천만은 예부터 백합과 굴 산지로 조선시대에는 왕실에 진상했을 만큼 명성이 있었으나 남강댐 축조로 민물이 사천만으로 방류되면서 서식환경이 변하여 지금은 백합이 귀해졌다. 백합은 콜레스테롤 제거하는 효능을 지닌 ‘타우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천연건강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으며 맑은 바다에서 살고 속살이 희다 하여 백합이라 불리는데 개운하고 쫄깃한 맛이 여느 조개에 비할 바가 아니다. 특히 백합탕과 백합죽은 속풀이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음주 뒷날 숙취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백합죽은 찹쌀에 백합을 넣고 인삼 대추 잣 밤 마늘 등과 함께 끓이며 소금이나 간장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아도 백합에서 우러난 맛만으로 간이 맞아 고아한 맛을 낸다. 백합찜과 백합죽으로 피로를 풀며 오늘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삼천포중앙고 교사
 

고성 학동마을 돌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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