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미주대륙 출신 교황 탄생
사상 첫 미주대륙 출신 교황 탄생
  • 연합뉴스
  • 승인 2013.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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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베르골리오 추기경…즉위명 프란치스코
▲13일(현지시간)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76)이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나와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76) 추기경이 13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282년만에 처음이다. 또한 새 교황은 가톨릭 교회 2000년 사상 첫 미주 대륙 출신이다.

교황 선출은 전날 개막한 이번 콘클라베에서 5번째 투표 만에 이뤄졌다.

새 교황 선출은 265대 교황인 베네딕토 16세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따른 것이다.

새 교황은 교황 즉위명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새 교황이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이름을 딴 즉위명을 선택한 것은 그가 청빈한 삶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1534년 로욜라가 설립한 수도회 예수회에서 배출된 첫 교황이다.

예수회가 영성 수련과 헌신을 생활 태도로 삼는 점 또한 즉위명과 부합한다.

로마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새 교황이 14일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으로서 첫 미사에 참석할 예정이고, 그의 즉위미사는 오는 19일 열린다고 밝혔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성 베드로 성당의 발코니에 나와 축복을 전하는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바티칸시와 전 세계에게)에서 “좋은 저녁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환호하는 10만여 명의 신도들에게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어가 섞인 라틴어로 “여러분이 알듯이 콘클라베는 로마에 주교를 앉히는 것이다. 동료 추기경들이 나를 찾기 위해 다른 세상의 끝으로 간 것처럼 보인다”고 가벼운 농담을 건넸다.

새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기도했다.

바티칸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임 교황에게 전화해 며칠 안으로 찾아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12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게 된 새 교황은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 대주교를 맡고 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인 그는 성직 기간 대부분을 고국인 아르헨티나에서 교회를 돌보는 목자로서 활동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이어진 아르헨티나의 독재를 옹호했다는 가톨릭 교회의 오명을 씻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을 받는다.

애초 교황 유력 후보군에 전혀 이름이 거론되지 않아 그의 교황 선출은 의외라는 것이 이탈리아 현지와 세계 언론의 반응이다.

가톨릭 전문가들은 콘클라베에 참여한 추기경들이 젊고 활동적인 사람보다 연륜을 갖추고 겸손하면서도 대중적 인기를 가진 인물이 교황에 적합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풀이했다.

한홍순 주교황청 한국 대사는 “예상보다 빨리 새 교황이 선출됐다”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분이 새 교황을 선출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든 수만 명의 신자들과 관광객들은 이날 저녁 콘클라베가 열린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오르자 환호를 질렀고, 이어 성당 교회 종소리가 울렸다.

아르헨티나인들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라틴 아메리카 가톨릭의 승리”라며 환호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축구영웅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에 비유하며 ‘아르헨티나 최대의 경사’로 표현했다.

가톨릭이 국교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전체 인구 약 4000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70%를 넘는다.

또 전세계 가톨릭 신자 가운데 라틴 아메리카의 비중은 40%에 이른다.

한편 교황청은 흰 연기의 재료로 염소산칼륨에 젖당과 송진이 혼합된 물질을 썼으며, 검은 연기를 내기 위해서는 과염소산칼륨과 콜타르 추출물인 안트라센, 그리고 황을 섞어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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