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노숙자 3명 중 1명은 1960년대 전후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2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노숙자가 6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이 47세 이상의 ‘젊은’ 베이비부머들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들은 미국이 경제난을 겪던 1970~80년대에 청년기에 접어들면서 처음부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선 베이비부머 1세대가 2차 대전 직후 노동력이 부족했던 시기에 태어나 기회가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1974년 1월 기준 5.1%로 집계됐던 미국의 실업률은 점차 악화하면서 1982년 12월 10.8%로 종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계에 따르면 당시 주요 연령층의 실업률이 모두 올랐지만 20대에 접어들었던 베이비부머 2세대가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이 중년에 접어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07년 12월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대불황(Great Recession)의 늪에 허덕이면서 미국의 베이비부머 2세대들 상당수가 노숙자 신세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노숙인을 위한 민간 보건시설인 ‘HCH’의 닐레시 칼리아나라만 대표는 거리를 떠도는 젊은 베이비부머들은 주로 영양 결핍과 수면 부족이나 범죄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볼티모어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노숙인 보건시설에서 상황이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10년째 볼티모어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안드레아 메이어(51)도 “진통제가 없으면 하루도 견딜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칼리아나라만 대표는 “노숙 생활로 젊은 베이비부머들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면서 노숙자 상당수가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질환으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