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환 (시골을 사랑하는 시인)
공부도 평소에 열심히 해야 한다. 처음부터 꾸준하게 해야 재미도 있고 성적도 오른다. 시험 날을 앞두고 밤을 새워서 하는 공부는 효과도 적을 뿐만 아니라 건강도 해친다. 물론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에 필요한 성적을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좋은 습관이 아니다. 모든 것을 그렇게 한다면 한 방에 행운을 노리는 꼼수나 다름없다.
안부도 그렇다. 평소에 소식을 전하며 교감을 나누어야 한다. 몇 년 아니면 수십 년 만에 전화를 걸어 올 때는 일단 의심을 하는 게 좋다. 특히 먼 친척이나 학교 동기는 물론 선배나 후배, 옛 직장 동료들이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할 땐 조심해야 한다. 십중팔구는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이 필요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영업을 위해 잊고 지냈던 지인을 찾는 경우이다. 물건을 구매해 달라거나 아니면 보험에 가입해 달라는 요구가 많다.
아부도 그렇다. 상사나 힘을 가진 사람에게 갑자기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은 아부이다. 아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그 힘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켜서 청탁을 하는 묵시적 협박이다. 그러니 자신과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잘해 주거나 대접을 하려고 하면 아부일 가능성이 많다.
인생 3부인 공부와 안부와 아부를 평소에 하지 않다가 갑자기 하면 탈이 나거나 서로가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 특히 갑자기 안부를 묻거나 아부를 하는 사람은 의심부터 하고 봐야 한다. 안 그러면 곤경에 처할 우려가 있고 훗날 또 다른 책임을 져야할 경우가 많다.이것은 신뢰의 문제이다. 평상시에 잘 알고 지내거나 하면 그 사람에 대한 성향을 잘 알게 되고 무엇 때문에 그러하는지도 알게 된다. 그러니 믿는 것이다. 믿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이야기나 요구가 꺼림칙하다고 하더라도 들어주거나 도와주게 된다. 그동안의 시간 속에서 믿음이 쌓였기 때문이다. 믿음이란 것은 설사 속을지라도 또 당하게 될지라도 도와주는 것이다.
공부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일이다. 안부와 아부는 잘 아는 서로 간에 나누는 인사다. 이 인사는 기분 좋은 모습이어야 한다. 그런데 인사가 기분을 나쁘게 하고 곤란하게 만든다면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그러니 안부도 아부도 미리 해두면 좋다. 뭔가 도움을 받을 일이 있거나 부탁을 할 일이 있을 때도 안부와 아부를 미리해서 상대방이 어느 정도 믿음을 갖게 한 다음에 행해 보자. 그러면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시골을 사랑하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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