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남해안, 더 늦기 전에
신음하는 남해안, 더 늦기 전에
  • 경남일보
  • 승인 201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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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식 (경남도의원)
봄이 왔기 때문일까. 요즘 남해안에는 대물을 낚으려는 강태공들로 넘쳐나고 있다. 섬을 가도, 방파제를 둘러 봐도 낚시객들로 장사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낚시객들이 바다오염을 시키는 원인제공을 하고 있다. 이들은 곡물 찌꺼기와 크릴새우, 방부제를 섞은 밑밥을 던져댄다. 1인당 하루에 적게는 2~3kg의 밑밥을, 많게는 5~6kg의 밑밥을 바다에 투척하고 있다. 감성돔을 잡을 때 밑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나 할 것 없이 어종을 가리지 않고 밑밥을 던지고 있다.

낚시를 다 마치고 나서는 또 어떤가. 남은 밑밥을 그대로 바다에 버리고 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물고기들에게 선심 쓰는 모양인데, 앞서 말했듯이 바다만 망치는 격이 되고 있다. 밑밥을 쓰려거든 친환경 밑밥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에서는 인체에 피해가 없을 정도의 친환경적인 밑밥을 만들고 낚시객들도 이를 적극 애용하고 있다.

이번에는 낚시봉돌로 눈을 돌려보자. 낚시할 때 봉돌이 갯바위나 암초에 걸릴 때는 낚싯줄째로 잘라내기 일쑤다. 그런데 이 봉돌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나. 납이다. 납더미가 바다 여기저기에 쌓이고 있다. 중독되면 치명적인 게 납이다. 바다와 물고기가 납 때문에 오염되고 비정상적으로 변해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사람들에게 돌아온다. 납 성분 대신 다른 성분으로 친환경적인 봉돌을 만들어내고 애용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 낚싯줄은 어떤가. 밑밥처럼 봉돌처럼 마구 버려지고 있다. 이렇게 버려지다 보니 바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인공 거미줄이 되고 만다. 갈매기와 비둘기가 버려진 낚싯줄에 발이 감기고 목이 감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쓰다 버린 낚싯줄을 되가져오는 선진 낚시문화가 시급하다 하겠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무허가 바다낚시터는 또 어떤가. 불법으로 바닷물을 끌어다가 물고기들을 풀어 놓고 영업을 하는 바다낚시터가 요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찰도 이 무허가 바다낚시터에 대한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본래는 양어장이었는데 굴착기 등으로 땅속 깊이 파서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낚시터의 오폐수가 바다로 그대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정화처리를 거치지 않은 오폐수는 연안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자성과 자각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에는 눈을 돌려 방파제를 살펴보자. 바다 밑바닥부터 수면 위까지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이 남해안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가장 널리 설치된 중력식 방파제이다. 이 방파제의 단점이 요즘 크게 대두되고 있다. 중력식 방파제가 있는 곳은 안쪽 바다가 바깥보다 탁하고 쉽게 오염된다. 바닷물이 고이면서 썩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집중 조명되고 있는 방파제가 있다. 바로 물에 뜨는 방파제다. 둑을 쌓아 만든 종전의 방파제와 다르게 방파제 밑으로 바닷물이 파도를 따라 흘러들고 나올 수 있다. 해양토목공학 전문가들은 파도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서 환경적으로 매우 유리한데다 방파제가 수면 부근에만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유리한다고 평한다. 내만은 물론 바다양식장의 오염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다.

한편 국내 최초 해양환경조사선인 ‘아라미 1호’가 올 초부터 본격 운항되고 있다. 바닷물을 자동으로 채취한 뒤 분석작업을 하는 수질자동 분석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모두 60억원이 투입됐으며 부산 인근과 남해에 대한 해양오염조사를 통해 그 실태를 파악하는 ‘바다 위의 실험실’이라고 할 수 있다.

자원의 보고, 미래의 대지인 우리 바다가 신음하고 있다. 무분별한 낚시밑밥 사용으로 바다가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납으로 만들어진 봉돌이 아무렇게나 바다 속으로 내던져지고 있다. 무허가 바다낚시터가 이곳 저곳 들어서면서 오폐수를 막무가내로 배출하고 단속을 피해 바닷물을 유용하는 불법의 온상이 되고 있다. 파도만 막아주면 최고라는 짧은 생각에 널리 보급된 거대한 콘크리트의 중력식 방파제가 파도의 흐름을 막아버리는 애물단지로 바다오염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바다가 없으면 인류는 없다. 바다는 우리의 자원이요 미래의 먹거리일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더 늦기 전에 우리 각자가 바다를 보호하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바다는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거대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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