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등축제는 진주의 고유축제이다
유등축제는 진주의 고유축제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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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뿌리로 생존한다. 뿌리에서 난 싹을 키우는 것은 그 뿌리를 심은 사람의 몫이다. 보살피고 가꾸기에 따라 발전하고 성장하고 향상하는 것이 문화다. 그래서 문화를 ‘향상’이라고 논설자는 생각한다. 진주유등(流燈)축제는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이 토양이었다. 1592년 10월 3800여 김시민 장군의 진주성 수성군은 물밀듯 쳐들어오는 2만여 왜군과 대치한 가운데 성 밖의 의병 등 지원군과 연락하기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 혹은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남강 물에 유등을 띄우거나 하늘에 풍등을 날린 것이 그 유래다. 이 전투가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진주대첩이다. 8개월 후인 1593년 6월 진주성은 10만 왜군에 함락돼 이곳에 피란해 있던 7만여 시민이 순절하는 참상을 입었다. 전화에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 넋을 위로하기 위해 남강에 유등을 띄우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대표 관광축제로 성장한 진주남강유등축제다.

진주 시민들은 예술의 대중화를 표방하면서 예술을 개천의 제단에 봉헌한다는 주제를 걸고 1949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1주년기념사업의 하나로 개천예술제를 개제했다. 개천예술제가 개최되는 때를 맞이하여 해마다 남강에 유등을 띄우다가 이 제전을 주관하던 진주문화예술재단이 2000년부터 문화관광축제로 유등행사를 분리해 해마다 새로운 주제를 선정하여 역사적인 사건, 인물, 전설, 민담 등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면서 진주의 과거, 미래, 현재의 변화된 모습을 역동적으로 연출해 냄으로써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진주시가 축제도시로 선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가운데 세계인의 주목을 끌어 이제는 글로벌 축제로 나아가고 있다.

서울시가 진주유등축제문화의 뿌리와 향상과정을 외면한 채 서울등축제를 연례화한다는 것은 지방문화를 도용하는 일이다. 진주시·진주문화예술재단 등 시민단체가 지난 27일 진주시청에서 서울등축제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과 서울등축제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적 가치와 자산을 훔쳐 간 서울시는 대오각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흥분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울시는 등축제를 당장 중단해야 마땅하다. 어디 훔칠 것이 없어서 정성을 다해 키워온 지방축제를 도용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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