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과 의무 다할 때 도민 행복 있어
책임과 의무 다할 때 도민 행복 있어
  • 이홍구
  • 승인 2013.03.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취임 100일 인터뷰
홍준표 경남지사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전임지사의 잘못된 도정을 바로잡겠다며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고있다. 해결사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낙후된 서부권 발전을 위해서는 진주·사천항공우주 국가산단 지정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충을 강조하는 한편, 도청사와 산하기관 이전을 추진하며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당당한 경남을 기치로 부패척결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도지사의 실천의지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103년 역사의 진주의료원 폐쇄라는 극약처방 방침을 밝혀 전국적으로 반발이 확산되는 등 단시일내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에 홍지사는 “고뇌에 찬 불가피한 선택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정면돌파 방침을 분명히했다.

또한 재선에 성공한 뒤 대권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 “현실에 발을 담그지 않고 표리부동하는 것은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에 충실하는 것이 내일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편집자 주

다음은 일문일답

-국회의원 4선과 집권당 대표, 원내대표를 역임한 중견 정치인에서 경남도정의 주역인 도지사로 변신했다. 취임 100일을 맞는 지금의 심정은.

▲고향에 와서 마음 편하고 조용하게 지낼 줄 알았는데, 다소 마음도 편치 않고 갈등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선출직입니다. 선출직이 왜 어려운 길을 갈려고 하겠습니까. 그것은 잘못된 도정을 잘못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혁신과 개혁에는 언제나 고통과 희생이 따릅니다. 표심만 바라보고 마냥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그 폐해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갑니다. 진주의료원 문제만 하더라도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출신으로 극단적 선택을 두고 고뇌가 컸습니다. 몇몇 책임있는 사람만 제외하고 재취업하도록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취임사에서 “도민만 보고 가겠다.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는데, 그 초심을 잃지 않고 도민을 위하는 지사가 되도록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한 솔직한 입장과 해법을 밝혀달라.

▲진주의료원 사태의 본질은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008년부터 도에서 36회, 도의회에서 11회, 경영진단과 종합감사를 통해서 각 2회나 구조조정을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노조는 구조조정을 하기는 커녕 반대로 직원수를 계속 늘려서 69%에 불과하던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율을 82.8%까지 올려놓았습니다. 여기에 복리후생비를 더해보니까 89%가 넘습니다. 결국 의료원에서 벌어서 전부 직원들 월급으로 다 밀어넣는 겁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기전에 정상화방안에 대해 몇 개월간 고심을 했으나, 특성화병원 전환, 민간위탁, 국립난치병센터 등은 적자발생 예상, 고용승계 거부, 도의 재정여건 등을 감안하여 결국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불가피하게 폐업을 결정한 겁니다.

도에서 폐업방침을 발표한 이 순간에도 민주노총 성명서에 보면 위에서 검토했던 3가지 정상화 방안들에 대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므로 바람직 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상황에서도 구조조정은 죽어도 안된다는 노조원들에게 도민의 혈세를 넣자고 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직무유기입니다.

의료원에 도민의 혈세를 투입하기 보다 오히려 서부경남 지역의료서비스 낙후 지역의 저소득층을 위해 의료서비스를 직접 지원하겠습니다. 의료급여환자들이 민간병원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민간병원에 지원을 하고 어르신들이 이용하시는 보건소에 물리치료 장비를 대폭 보강하겠습니다. 그리고 의료원 입원환자분들의 병원비가 차액이 발생한다면 그것도 지원하겠습니다. 휴업이나 폐업의 여부에 관계없이 마지막 환자 1명까지 책임지고 진료를 하겠다는 것도 도의 의지임을 말씀드립니다.

-경남도 출자출연기관 등 공공기관의 인사와 관련 측근, 정실인사라는 비판에서부터 다음 선거를 의식한 선거용 포석인사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소위 측근 정치라는 것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정무직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중앙정부도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사로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무직은 지사하고 임기를 같이하고, 지사가 퇴임할 때 같이 퇴임하는 겁니다. 출자·출연기관장도 지사가 책임지고 경영을 맡기고 그 지사가 바뀌면 같이 나가는 겁니다. 주위에 능력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뽑아 써야 되고 또한,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그 자리에 적절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대로 임명하지 않습니다.

-취임후 경남의 균형발전에 대해 많은 약속들을 했다. 특히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지역에서 지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현재 얼마만큼 진척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남지역은 창원과 양산, 김해 등 중·동부 지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도내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낙후지역의 성장동력을 발굴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340만 도민이 골고루 잘 사는 경남 건설을 위하여 가장 우선해야 할 도정목표이기도 합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을 발굴하여 특성화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국가나 도 차원의 지원도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서부 경남지역이 가진 내생적 역량을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주시의 뿌리산업 특화단지, 사천시의 항공산업 국가산단 지정, 하동의 해양플랜트 클러스터 조성, 산청·거창의 항노화산업 육성 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잘 아시다시피, 조직개편을 통해 서부권개발본부가 정식 출범하고, 도청 서부청사의 입지가 진주시 일원으로 결정되는 등 서부권 발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중앙 정치권 경력으로 인해 경남도지사직을 계속 수행할지, 아니면 조기 등판해 대권행보를 할지 관심들이 많다. 이에 대한 입장은.

▲재보궐선거를 하면서 도민들께서 1년 6개월만 하라고 표를 찍어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적어도 5년 이상은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재선까지 해서 경남도의 현안들을 챙기겠습니다.

현재로서 다음단계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사가 됐을 때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해본적 없이 없고, 정치를 할 때도 그 다음은 생각한적 없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현재의 책무에 열정을 다해서 수행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도지사를 지냈고 당대표를 역임했으니 홍준표의 꿈은 대권에 있다고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라고 봅니다.

오늘에 충실하지 않는 목표는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기회의 문은 열리는 것이고, 더 큰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잘못된 도정을 혁신해서 바로잡고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해서 향후 경남의 50년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마지막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도민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이말은 결단을 내릴때 주저하게 되면 반드시 혼란을 초래 한다는 뜻입니다. 권력자는 항상 이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선출직이 재선에 연연할 때 표심에 눈치를 보고 결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지사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자리보전에만 신경을 쓰면 도정은 혼란에 빠지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갑니다. 도정의 목표는 도민의 행복에 있습니다. 결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숙고는 하겠지만 앞으로도 결단은 과감하게 할 것입니다. 다소 소란스럽고 힘들더라도 성장통으로 생각해 주시고, 경남발전을 위한 개혁과 혁신에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대담=이홍구 부국장·정리=이은수기자eunsu@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