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에너지로의 자립, 가능하다
신재생 에너지로의 자립, 가능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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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석유, 석탄, 가스 등 소위 화석연료의 과다사용에 의한 이산화탄소 발생, 지구온난화 및 지구 존립문제에 대해 해를 거듭할수록 여기저기서 준엄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것의 시초는 아마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에서일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 화가, 인류학자, 문학가, 사상가 등으로 구성된 세계적 지성의 모임이라 일컬었던 ‘로마클럽(The Club of Rome)에서 “석유 등 화석연료는 향후 30년 밖에 남지 않았다”라면서 지구인을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여파는 엄청났다. 두 번의 석유(유가)파동이 그것이었다. 물론 중동권의 전쟁 등 다른 이유도 곁들여졌지만 1973년과 1977년의 두 차례 파동은 세계 석유가격을 일시에 5배 이상, 심지어 10배까지 올려놓았다. 과거사라고 잊어버렸겠지만 주 에너지원인 석유의 가격인상은 당시 지구촌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1991년 초에는 걸프전이 발발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미국 중심의 연합군이 결성되어 이라크군을 격퇴한 내용이다. 50일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전쟁이었지만 이것을 위한 전초와 여진 등을 합하면 제법 오랜 기간이었고, 지구촌 전체의 석유수급 비상과 유가상승에 대한 압박은 그러는 내내 두려움을 넘어 공포로 다가왔다. 당시 지구촌의 많은 나라에서 자전거 사재기 열풍이 휩쓸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일련의 위기 가운데 90년대 말에는 로마클럽 경고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결론은 ‘그것이 틀리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경고를 하였다. “석유는 지구인 전체가 사용하기에 향후 40여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90년대 말까지 배럴당 20~30달러에 불과하던 유가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침공이 있었고, 이후 100달러를 가뿐히 넘어 이제는 더 이상 내려올 줄을 모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을 포함 에너지 과다 소비국들간에 자원을 향한 패권화 조짐도 일고 있다.

대략 잔존량은 석유 40년, 석탄 60년, 그리고 가스 70년 정도로 알려진다. 이 양은 시대에 따라 첨단과학기술이 지속적으로 발달하면서 새롭게 탐사, 추적, 발굴, 시추하는 등 매장량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현재까지의 인간의 기술로 캐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로마클럽이 울린 경종은 당시의 기술수준에 근거한 것이다. 오늘도 각국은 새로운 자원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셰일가스도 그렇게 발견되었다.

유가는 언제든지 오를 일만 남았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량(매장량 내지 생산가능량)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태로 한때 그린에너지로 불리었던 원자력 대신 화석연료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증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려 온난화 등 지구위기를 앞당긴다. 결국 어떻게 해서든 대체 에너지원 개발과 보급·사용을 늘려야만 된다. 대체자원 개발로 에너지 자립이 가능할까? 그렇다.

“20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 있다. 가구당 월평균 275kW를 소비한다. 매월 5.5 ㎿ 정도면 전체가 자급 가능하다. 마을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곤 태양광, 풍력, 소수력 등을 비롯해 지열, 가축의 배설물과 나무 등 바이오매스이다. 이들 에너지원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비축해 지속적인 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서 전기저장장치(연료전지 발전소)를 구축했다.”

“아파트 단지가 있다. 한 동에 평균 100가구가 산다. 옥상이나 지하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만들었다. 동마다 월평균 27.5 ㎿급 연료전지라면 자립 가능하다.”

문제는 기술과 효율과 자금이다. 자연자원을 활용하여 생산을 늘리고, 전력수급과 활용에 필요한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수소생산과 저장 및 연료전지 생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물론 기계, 전기시스템, 전지, 너셀 장치 등 첨단기술도 따라야 한다.

에너지 자립의 개념을 간단히 그려 보았다. 그 동안 우리 경남은 에너지관련 기술개발과 제조업 육성에 주력해 왔다. 자립에도 관심을 돌려야 할 때다.

신재생이나 대체에너지로의 자립, 참 힘들고 어렵다. 막대한 예산과 생산, 공급 안정과 안전, 효율성과 경제성이 따라야 한다. 그럼에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 거창군이 에너지 자립도시를 천명한 것은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하는 아주 뜻 깊은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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