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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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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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다석 유영모 탄신 123주년(3월 12일 서울 여의도 성천문화재단) 기념강연에서 정양모 신부는 불교, 성리학, 기독교, 그리스 철학 등 외래사상만 수입한 우리나라 사상사에 유일하게 외부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사상으로 ‘다석사상’을 꼽았다. 그는 꿈 없이 못사는 게 인간, 목표를 바라보고 사는 게 인생이라면서 변하는 게 덕(변덕·變德)인데 변덕을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교회를 지적했다.

▶‘표층 신앙인들은 경전에 실린 낱말 하나하나를 영원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종교인들이다. 이런 입장을 취하는 대표적인 종교가 이슬람이다. 이슬람이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표층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 절대 다수도 축자영감설(逐字靈感說·verbal inspiration)에 따라 성경의 글자 하나하나를 만고불변의 진리로 여기는 표층 신앙인들’이다.

▶정 신부는 가톨릭 혁신으로 ‘예수에 대한 신앙에서 예수의 신앙으로, 현실 야합에서 예언자적 자세로, 배타주의에서 종교다원주의로, 죄 강조 대신 사랑 강조의 영성으로, 상하구조 교회에서 평등구조 교회로, 표층신앙에서 심층신앙으로, 교훈적 강론에서 복음 선포로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교회를 그리워하며’ 등 평소 자신의 지론 8개항을 선언했다.

▶‘유토피아’(Utopia·이상향 1515)를 쓴 영국의 명재상 토마스 모어는 현실정치 한복판에 서 있으면서도 공동소유·공동노동·공동생활을 하는 이상적 사회를 그리워한 나머지 이상향을 썼는데, 이상향은 현실에선 이루기 어려운 세계로, 정 신부 자신이 그려보는 그리스도인상·교회상도 꿈같은 이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교회는 변하지 않으면 썩는다’고 정양모 신부는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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