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
가장 중요한 것
  • 경남일보
  • 승인 2013.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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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경상대 신문사 편집국장)
취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을 만나는 것, 즉 직접 인터뷰다. 인터뷰는 방식에 따라 메일을 통해서나 혹은 전화 아니면 직접 만나는 방식, 이 세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잘 모르는 사람은 이 세 가지 인터뷰가 ‘방식만 다를 뿐 결국 같은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세 인터뷰는 정보의 질 자체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세 가지 인터뷰 방식 중 가장 좋은 것은 단연 직접 인터뷰다. 메일로 하는 인터뷰는 추가질문을 하기 어렵고 취재원이 애매한 대답에 대응하기 어렵다. 전화 인터뷰는 메일로 하는 인터뷰의 단점도 적고, 직접 인터뷰보다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화로는 심층취재를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전화로 처음 접한 사람에게 자신의 속 이야기까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교감은 말보다 눈과 몸짓으로 이뤄지는 부분이 더 크다. 물론 직접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은 말이지만, 직접 만나서 상대를 보며 이야기를 하면 취재원의 생각과 감정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어 취재원에 맞춰 인터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취재원이 있는 현장을 직접 보고, 취재원과 가장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직접 인터뷰가 가장 좋은 방법인 이유다. 현장을 직접 보면 취재원의 과장이나 축소에 현혹되지 않고 물어볼 것도 늘어난다. 그리고 취재원 역시 직접 만났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솔직하게 한다. 전화 인터뷰는 길어야 30분 정도지만, 직접 인터뷰를 하면 한 사람과 3시간이 넘도록 이야기하는 때도 자주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제대로 된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직접 현장에 가서 사람을 만나봐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비단 인터뷰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 최종 폐업여부를 결정하는 경남도의회가 개원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폐업을 강행하겠다는 홍준표 도지사는 ‘진주의료원에는 더 이상 공공의료기능이 없다’라며 밀어붙이기식 폐업결정에 대해서는 ‘십수 년 동안 대화를 시도했지만, 노조가 모조리 거부했다’라고 말했다. 내가 궁금한 것은 진주의료원의 공공의료 기능 여부와 노조문제를 떠나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에 남으려는 환자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내린 결정인가 하는 것이다. 아직도 진주의료원 병실에는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남아있음에도 경상남도는 휴업을 단행하고, 이제는 폐업까지 진행하려 하고 있다.

물론 경상남도 전체의 일을 돌봐야 하는 도지사가 일이 있을 때마다 지방 곳곳에 찾아가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홍 지사가 폐업을 단행하는 모습을 보면 경상남도의 공무원들도 진주의료원에 남으려는 환자들과 대화를 하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홍 지사가 말하는 노조와 경영의 문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상남도에서 진주의료원에 남겨진 환자들의 의료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의료 기능을 상실했다는 진주의료원에 왜 환자들이 남으려는지를 듣고, 그들을 위한 방안을 마련한 뒤에 폐업을 진행했다면 ‘공공의료를 죽인다’는 비난은 받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진주의료원 문제뿐만 아니라 정책 담당자들은 어떤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할 때 항상 그 정책의 영향을 받을 사람들을 만나봐야 한다. 당사자들의 생활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서는 진정 그들을 대변하는 정책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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