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의 마음 되새기며 걷는 역사의 길
구국의 마음 되새기며 걷는 역사의 길
  • 박도준
  • 승인 2013.04.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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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 탐방 동행취재
▲교육생들이 산청 단성면 금만마을에서 도보 탐방을 시작했다.
 
경남도인재개발원이 지난 15일 ‘2013년 제1기 신임인재양성과정 교육생’을 대상으로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 도보 탐방을 실시했다. 이에 본보에서는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 탐방을 동행 취재했다./편집자 주



“2013년 제1기 신임인재양성과정 교육생들이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 도보 탐방에 나서는데 같이 가보자”라고 경상남도인재개발원에서 연락이 왔다.

반가운 마음에 선뜻 따라나서기로 했다.

홍준표 도지사가 현장체험을 중시하는 취지에 따라 이번 도보 탐방이 이루어졌단다. 홍 지사는 평소 교실 속 강의도 중요하지만 도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도민들의 입장이 되어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것이 ‘당당한 경남’이 되는 첫걸음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 등 시국이 어수선하고 일본제국주의의 한반도 침탈 망령이 되살아나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현실에서 이 길은 더더욱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더더욱 낙후된 서부경남을 하나로 묶는 이 길은 관광자원화의 가능성도 큰 길이다.

사실 이 길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이은상 시조시인에게 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를 재조명하라는 지시에 따라 ‘이순신장군의 발자취를 따라-태양이 비치는 길목’을 출간하면서 최초로 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이 길이 역사적 고증을 거쳐 정비되고 2010년 ‘찾아가고 싶은 명품녹색길’ 33선에 선정되어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알려지게 되었다. 평소 백의종군로를 지나갈 때마다 역사 속으로 다시 묻히는 것이 못내 가슴 아팠다.

15일 오전 팽현호 한국문화관광개발원 사무총장(마산대 교수)과 함께 산청 남사예담촌에서 교육생 일행을 기다렸다. 팽 교수는 이 길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관광자원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포스코 250명 야간행군, 아모레퍼시픽 1000명 탐방, 대한민국 공군간부 40명, 1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전국대표걷기문화 포털사이트 운영자 200명 등 수 천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학교나 기관단체 등에서 다녀간 사람들을 합친다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교육생들을 실은 버스 2대가 도착해 산청 단성면 금만마을로 자리를 옮겨 도보탐방에 나섰다.

금남마을 입구에서 팽 사무총장이 교육생들에게 간단한 도보탐방 코스와 의미를 설명했다.

고난의 길이라고 명명된 코스는 원래 산청 남사예담촌~박호원이 농사짓던 곳~이구산 입구~참숯골 진입로~고리지(남사제)~송덕사~감나무골~금만마을회관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러나 일정상 금만마을회관에서 출발, 남사예담촌을 1차 도보지로 정했다. 이 구간은 이순신 장군이 선조의 “백의종군하라”는 명을 받고 합천에 있던 권율 도원수의 진을 찾아 갔던 길이다. 모함과 고문으로 뼈에 사무친 고통을 감내하며 모친상도 뒤로하고 백의종군했던 길이다. 1597년 정유년 6월 1일, 이순신 장군은 하동읍을 출발해 산청군 단성면 남사예담촌 지척에 있는 박호원이 농사짓던 집으로 이동했다.

설명을 듣던 교육생들은 백의종군로라는 명칭 자체를 생소하게 여겨지면서 어떤 길인지 알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교육생이 있는가 하면 탁 트인 공간이라 다소 어수선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백의종군로 깃발을 들고 선두가 출발하고 교육생들은 일렬로 서서 뒤를 따랐다. 농로에는 파릇파릇한 쑥들이 생기를 띠고, 제비꽃이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아직 감나무에는 싹들이 돋아나지 않고 새순을 품고 있었다. 백의종군로를 아느냐고 묻자 대부분 ‘교육을 받기 전까지는 몰랐다’고 했다. 이순신장군이 합천까지 백의종군한 사실도 알지 못했다.

한 교육생은 “몰랐던 길을 알아가는 과정도 중요하지 않겠냐?”면서 “당시의 시대 상황을 상상하며 이 길을 걷고 싶다“며 가픈 숨을 몰아쉬었다. 소나무와 아까시아 나무, 잡목이 드문드문 나 있는 산길을 10여분 올라 고개를 넘었다. 길리마을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는 송덕사에서 잠시 머물렸다. 당시 이순신장군이 잠시 쉬었던 객사로 추측되는 곳이란다.

절 앞을 지키던 삽사리를 뒤로 하고 고갯마루를 향해 올랐다.

길동무가 된 교육생에게 “독일은 헤겔 괴테 등 많은 철학자들이 걸었던 철학자의 길인 하이텔베르크의 산책길이 조성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지리산의 지리산둘레길, 제주도의 올레길, 남해의 바랫길이 있다. 유럽인들은 자신이 자주 걷는 자신만의 길들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경우가 드물다.”고 하자 미국 연수를 다녀왔다는 그는 “미국 에도 각종 길들이 많았는데 우리는 얼마 전부터 거리명을 주소로 쓰고 있다.”며 ‘얼마 되지 않아 우리에게도 유명한 거리들이 탄생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해 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다보니 어느덧 고리지(남사제) 참숯골 진입로를 지나쳤다. 시내를 건너 이구산 입구를 지나 남사예담촌에 도달했다. 한 시간여가 걸렸다.
 
▲손경례가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교육생들


남사예담촌에서 점심을 먹고 손경례가로 자리를 버스를 타고 자리를 옮겼다. 손경례가는 충무공이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머물다 삼도수군통제사를 재임받던 유서 깊은 곳으로 백의종군의 마지막 지점이다. 설명을 듣는 교육생들은 갈수록 진지해졌다.

고성군에서 근무하고 있는 류성민씨는 “잘 모르는 길이지만 공직생활을 계속하면서 국민들에게 이 길을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의 소신을 밝혔다.

학생장인 박경만(46·남해군 경제과) 씨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우익이 극에 달한 일본의 파렴치한 일련의 형태들을 볼 때 금번 충무공이순신장군 백의종군로를 탐방한 것은 정말 시기적절하고 공직자들에게 나라사랑하는 정신과 위기에서 조선을 구한 충무공의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면서 “특히, 공직자뿐만 아니라 초중고 학생들의 소풍 등 기회 있는 탐방을 교육청과 협의하여 추진하면 국민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하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총무인 이영지(36·거제시 연초면) 씨도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일본 국민들의 야만적인 언행을 생각하면서 416년전 충무공께서 조선을 생각하고 조선 백성을 생각하면서 우국의 길을 걸으신 그 길에서 오늘 내가 함께했다는 것에 역사의식을 가지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이렇게 역사가 있는 백의종군로임은 오늘 사무총장의 설명으로 처음 접하게 되어 충무공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얼굴을 붉혔다.

팽 사무총장은 “교육생들이 백의종군로를 신선하고 받아들이고, 사명감도 높아지는 것 같아 교육하는 보람을 느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공직생활을 하면서 역사적인 이 길을 널리 도민들에게 알렸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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