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지진 속 '친민 총리' 이미지 부각
리커창, 지진 속 '친민 총리' 이미지 부각
  • 연합뉴스
  • 승인 201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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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쓰촨성 지진 피해가 발생하자마자 재난 현장으로 달려가는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중국에서는 이를 두고 리 총리가 ‘친민 총리’의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 총리는 20일 오후 1시15분 베이징에서 전용기를 타고 쓰촨성으로 향했다. 지진 발생 직후 불과 다섯 시간 만이었다.

왕양(汪洋) 부총리 등을 대동한 그는 전용기 안에서 재난 지역 지도를 편 채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인민해방군 장병을 비롯한 지원 인력을 최대한 빨리 출동시켜 생존자 구출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청두공항에서 내리고 나서 헬기로 갈아탄 그는 지진 피해 중심지인 야안(雅安)시 루산(蘆山)현에 도착해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이재민과 부상자가 몰린 루산현 중심지로 이동해서는 주민과 환자들을 만나 위로를 건넸다.

한 환자를 만나서는 “정부가 여러분을 보살필 테니 의료비 걱정을 하지 말고 안심하고 치료를 받으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어 리 총리는 심야에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텐트 안에서 손전등을 켜고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중국중앙(CC)TV를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은 강행군에 나선 리 총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그를 본격적으로 띄웠다.

리 총리는 21일 전용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에서는 리 총리가 21일 새벽 숙소로 삼은 텐트 안에서 일회용기에 담은 죽과 봉지에 든 짠지로 아침 식사를 하는 사진도 올라왔다.

누가 찍었는지 모를 이 사진이 올라오면서 많은 누리꾼은 리 총리에게 폭발적인 찬사를 보내는 분위기다.

‘MR. 劉不閑’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포털 큐큐닷컴 게시판에서 “인민과 함께 행복과 고난을 함께 하는 총리가 재해 극복의 일선에 나서 장병과 군중은 열정에 충만했다”며 “훌륭한 총리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지진 같은 국가적 대재난은 역대 중국 총리에게는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얻을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리 총리의 전임자인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는 쓰촨 대지진을 비롯한 각종 재난재해 현장을 거의 빠짐없이 찾아가 국민을 위로하면서 ‘서민 총리’ 이미지를 잘 구축한 전형적 사례로 손꼽힌다.

그러나 이런 원 총리도 2011년 저장성 원저우(溫州) 고속철 추돌 참사 때는 사고가 발생한 날로부터 닷새가 지나 현장을 찾았다가 국민에게서 늑장 방문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대재난이나 사고로 불만 섞인 민심이 고조됐을 때 다른 국가 지도자들보다 일선에 가장 먼저 나서면 때로는 정치적 책임을 오롯이 지는 것을 자초할 수 있어 총리라고 해서 무조건 현장에 빨리 달려가는 게 반드시 유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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