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업소' 감성주점 때문에 죽겠다는데…
'괴물업소' 감성주점 때문에 죽겠다는데…
  • 강진성
  • 승인 201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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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치는 감성주점 이대론 안된다<상>
일반음식점 신고를 내고 나이트클럽처럼 운영하는 일명 ‘감성주점’이 탈세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 지역상권 잠식 논란까지 일고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의 경우 행정과 경찰의 강력한 단속에 폐업하거나 유흥업소로 전환하는 등 한풀 꺾인 상태지만 진주지역은 7곳에서 성업중에 있다. 시민들은 관계당국의 제대로 된 단속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상·하에 걸쳐 문제점을 진단해 본다.

◇세금 피하려 꼼수영업=감성주점은 유흥업소로 영업시 부과되는 각종 세금을 피하기 위해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 유흥업소의 경우 특별소비세와 건축물 및 토지에 부과되는 재산세 중과세율을 적용받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흥업소의 경우 일반음식점에 비해 4배 가량 세금부담이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감성주점은 10%에 해당하는 부가세만 내면 된다. 이에따라 유흥업소 사이에서는 조세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이들은 감성주점을 방치할 경우 지자체가 거둬들여야 할 지방세 수입을 놓치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또 감성주점은 유흥업소에 적용되는 높은 카드수수료도 피하고 있다.

감성주점은 대다수 전국체인으로 서울, 부산, 대구 등에 본사를 두고 있다.이들은 330㎡이상의 대규모 시설로 많게는 2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하다. 업체들은 자문변호사까지 두고 식품위생법에 규정된 유흥업소 요건을 교묘히 피해서 영업을 하고 있다.

◇사고위험 안고 폭탄영업=유흥업소가 대부분 지상 1·2층, 지하 1층에 위치한 것과 달리 감성주점은 고층에 위치해 있다. 진주시 가좌동의 모 업소의 경우 4층, 칠암동 소재 모 업소는 7층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이용객들은 화재발생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A씨는 “주말이면 100여명의 손님으로 가득 채워진다. 엘리베이터의 경우 4~5명 밖에 타지 못할 정도로 좁고 계단도 좁아 많이 사람이 대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흡연에 대한 제지가 없다. 테이블뿐만 아니라 무대에서 담배를 물고 춤을 추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실제 유흥업소의 경우 소방법을 엄격하게 적용받지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감성주점은 예외다. 소방법은 유흥업소의 경우 비상구 확보, 피난유도선, 내부 피난통로 등을 확보하고 소방교육도 받도록 하고 있다.

폭행과 안전사고 발생 우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에는 울산의 한 감성주점에서 고교 졸업식 뒤풀이를 위해 왔던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소파위에서 춤을 추다 열려있는 창문을 벽으로 착각, 추락해 1명이 숨지고 나머지 1명은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진주지역에서 가장 성업중인 한 감성주점의 경우 최근 2주사이 폭행사건이 3건이나 발생했다. 주점에 들어가려던 손님과 제지하는 종업원과 주먹다툼에 이어 춤을 추던 여성들이 시비끝에 집단폭행하는 등 감성주점이라는 특성상 일어난 사건이었다.

이곳의 관할담당인 개양파출소 관계자는 “춤을 추기 때문에 손님끼리 부딪히면서 시비가 붙는 일이 잦다. 소지품 절도사건도 종종 발생하는 등 일반주점에 비해 사건발생 우려가 큰 편이다”고 말했다.

◇지역 상인에 불똥=감성주점 인근에서 일반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감성주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B씨는 “주말이면 꽉 차던 테이블이 썰렁하다. 주점뿐만 아니라 노래방 등 주변 상인들 대부분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성주점이 유흥업소로 등록해 합법영업한다면 모르겠지만 불법영업으로 다른 상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데도 지자체가 강력한 단속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피해는 일반음식점이나 노래방에 그치지 않는다. 진주의 한 나이트클럽의 경우 감성주점으로 손님을 뺏겨 최근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나이트클럽도 이대로 얼마 버티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나이트클럽 관계자 C씨는 “감성주점 때문에 죽을 지경이다. 기존의 유흥업소는 세금부담도 크고 위치도 제약이 있어 감성주점과 경쟁할 수 없는 구도”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감성주점이 유흥업소로 등록할 경우 학교 주변과 주택가 인근에는 허가가 어렵다.

또 감성주점은 체인형태로 매출의 3~4%를 로열티 명목으로 본사에 보내주고 있어 적지만 지역경제에도 타격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진주지역의 감성주점은 업소당 월매출이 5000만원~1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상인들은 “진주시가 제때 단속을 하지 않아 감성주점이 우후죽순 생겨나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해 진주에 감성주점이 처음 생긴 뒤 영업이 잘 되다보니 지금은 7개로 늘어났다. 상인들이 몇 번이나 시청홈페이지와 전화로 불법영업을 단속해 달라고 했지만 진주시는 단속을 할 예정이라거나 단속이 어렵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감성주점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진주의 한 감성주점에서 DJ를 두고 조명장치를 통해 춤을추게 하는 등 나이트클럽과 유사한 영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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