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은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
"예절은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
  • 강민중
  • 승인 2013.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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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찾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한국예절문화의 세계화요. 바른예절을 갖춘 한국인이 세계를 무대로 영향력을 펼친다면 그게 바로 세계화 아니겠어요.”

23일 오전 8시30분 한국전례원 경남지원이 마련한 한국예절학교의 강의차 진주를 방문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86세).

강의에 앞서 아시아레이크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만난 김 교수는 이번 강의 주제인 ‘한국예절문화의 세계화’라는 어려운 질문을 이같이 시원하게 정의했다.

몇년전 허리디스크 수술로 인해 지팡이에 몸을 의존해야 하고 하앟게 샌 콧수염과 눈썹이 90세를 바라보는 노년의 나이를 말해주지만,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보타이와 강한 눈빛, 힘있는 목소리로 쏟아내는 거침없는 직설화법은 여전했다.

김 교수는 “예절을 다들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라고 정의하면 이해가 쉽다고 했다.

예절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인간의 감각으로 작용하고, 그 때문에 ‘인간이 어떻게 사회를 움직여 왔는가’의 평가는 그 나라의 예절이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예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어느나라에나 고유의 예절이 있다. 한국예절문화의 세계화는 우리문화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자는 의미가 아니다”며 “한국인의 정신세계가 뭐냐, ‘한국인은 이런 국민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그런 특색이 드러나는 것이 곧 한국의 예절문화며 한국인의 이런 모습들이 세계적으로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친다면 그런 부분이 세계화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예절교육이 무시되고 있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으면서 “부모들이 1등만을 강요하는 세상이다. 부모의 허영심이 아이들을 잘 못 가르친다. 아이들이 1등을 약속하고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스톤 마라톤 대회 폭파사건, 토론토-뉴욕간 열차 테러사건 모의 등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테러나 범죄를 예로 들며 “인간이 짐승과 다른 것이 예절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절은 유일한 인간의 경지이며, 예절은 인간이 어떤 사실을 사실임을 아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
그는 “예절은 모든 생물중에서 인간만이 가진다”면서 “요즘은 동물 못지 않은 인간들이 있다. (뇌물을)먹어도 먹어도 쉬지않고 먹는다. 조절할 수 있어야 인간이다. 정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나라가 있어야 우리가 있고, 우리의 예절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해다.

한편 이날 조찬간담회에는 고영진 경남도교육감과 유계현 진주시의회 의장, 강순복 진주시교육장, 이호중 한국전례원장, 박복남 한국전례원 경남지원장등이 참석했다.

이자리에서 고 교육감은 경남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꿈키움 교실’에 대해 설명하며 김 교수에게 조언을 구했다.

고 교육감은 “ 해마다 경남에서 3000명 정도의 학생이 중도 탈락한다. 전국에는 6만명이다. 지난해 다른 지역은 이탈 학생들이 증가한 반면 경남도의 경우 ‘꿈키움 교실’ 운영으로 이탈학생이 20% 감소했다. 올해는 절반인 1500명으로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공부를 잘하는 상위권 학생,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몇명 보내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음지에서 방황하는 학생들을 보살피고 바른길로 인도하는 것이 교육자로서 더욱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동길 교수는 “(학업을)따라가지 못한다고 다 나쁜학생이 되는 것이 아닌데 그들을 방치하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범죄를 방치하는 것과 같다”면서 “경남도의 정말 좋은 교육을 보고 간다. 전국에 많이 알리도록 하겠다. 가르치러 왔다고 오히려 가르침을 받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김동길 교수는=1928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출생한 김 교수는 연세대 영문과와 미국 인디애나 주 에반스빌대학 역사학과 졸업후 보스턴대학에서 링컨 연구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연세대 교수와 교무처장, 부총장을 역임하고 조선일보 전 논설고문, 제14대 국회의원, 전 신민당 대표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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