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에 스테이지…여기가 일반음식점?
조명에 스테이지…여기가 일반음식점?
  • 강진성
  • 승인 2013.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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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주점 합동점검 동행취재
24일 밤 진주의 한 감성주점. 경찰, 시청, 소방서, 교육지원청 등 관계자들이 합동점검차 이곳을 방문하는데 따라 나섰다. 건물 7층에 도착하자 업소 앞에 입장객을 관리하는 카운터가 우리를 맞았다. 입구에 붙어있는 ‘시간제한제’ 안내문은 이곳이 얼마나 성업중인지 짐작할 수 있다. 만석시 테이블은 3시간, 부스는 4시간만 머무를 수 있다고 적혀있다. 더 있기 위해서는 추가주문을 해야 한다. 양주를 주문할 손님은 길게 널어 선 줄을 기다릴 필요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다는 안내문구도 눈에 띄었다.

“왜 이리 어두워. 이건 완전 나이트클럽인데.”, “양주 1병에 20만원. 이거 일반음식점 맞아요?” 업소에 들어 선 합동점검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50개 가량 테이블이 있는 내부는 영락없는 나이트클럽이다. 부킹과 주문을 담당하는 전담 웨이터만 없을 뿐이다. 이른 시간이라 몇 몇 손님만이 술을 마시고 있다. 어두운 조명과 DJ박스, 그리고 곳곳에 있는 댄스봉과 작은 댄스스테이지는 춤을 추기 위한 곳이라는 것을 쉽게 연상할 수 있었다. 등받이가 없고 낮은 좌석은 사람이 올라 서 춤을 출 수 있는 구조로 설치돼 있다.

감성주점은 객석을 테이블과 부스로 구분한다. 테이블은 소주와 맥주 등 가벼운 주류를 마시는 손님이, 부스는 양주 등 고가의 술을 마시는 손님을 위한 특별석이다. 양주의 경우 종류에 따라 1병에 12만원~35만원에 달한다.

면적 150㎡ 이상 음식점은 흡연실외에는 금연이지만 감성주점은 모든 테이블에 재털이가 놓여있었다.

김성철 경남지방경찰청 생활질서계장은 “한눈에 봐도 나이트클럽이다. 이런 곳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감성주점은 엘리베이트앞에 CCTV가 설치돼 내부에서 손님 확인이 가능했다. 엘리베이트는 별도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4층으로 이동한다. 앞서 점검했던 감성주점에 비해 젊은층이 선호나는 클럽분위기를 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춤을 출 수 있게 통로가 넓다. DJ박스옆에는 VIP룸으로 가는 별도의 문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4개의 룸이 있다. VIP룸에 앉기위해선 1병에 20만원의 양주를 주문해야 한다. 주말에는 별도 요금이 책정된다. 점검을 마치고 나온 길거리에는 새 감성주점을 홍보하는 전단지가 수없이 뿌려져 있다. 한 관계자는 “창원에 있는 업소지만 최근 감성주점의 인기를 타고 진주까지 홍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감성주점을 목격한 합동점검반은 “상식적으로 봐도 일반음식점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택연 진주경찰서 생활질서계장은 “유흥업소로 봐도 무방하다. 지난달 한 감성주점 업주를 무허가 유흥주점영업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진주시에 행정처분을 최근 통보했다”며 “다른 업소에 대해서도 증거자료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정 진주시청 위생과 위생지도 담당자는 “일반음식점은 식사를 주로 취급하는 영업을 해야 하는데 감성주점은 그것과 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불법성이 있는 영업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단속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시종 진주소방서 안전지도계 주임은 “고층에 위치한 감성주점의 경우 화재시 많은 손님이 대피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업소 관계자들의 소방안전교육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민영 진주교육지원청 체육건강과 주무관도 “진주에 있는 감성주점은 모두 학교정화구역 밖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감성주점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만약 정화구역 내에 위치하더라도 특별히 제제할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감성주점점검
24일 밤 진주의 한 감성주점에 대해 경찰과 시청, 소방서, 교육지원청 등 관계자들이 합동점검을 벌이고 있다. 업소 가운데 DJ박스가 놓여있고 그 앞으로 댄스봉과 스테이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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