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웅 시인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거리,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거리,
눈빛이 흔들리면 반드시 들키는 거리,
기어이 마음이 동하는 거리,
눈시울을 만나는 최초의 거리,
심장 소리가 전해지는 최후의 거리,
눈망울마저 사라지고 눈빛만 남는 거리,
눈에서 가장 빛나는 별까지의 거리,
말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거리,
눈 감고 있어도 볼 수 있는 거리,
숨결이 숨결을 겨우 버티는 거리,
키스에서 한 걸음도 남지 않은 거리,
이 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누가 30cm 안에 들어온다면 그곳을
고스란히 내어준다면
당신은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해설= 함부로 더 가까이 할 수 없는 거리, 암묵적인 허락이 있어야 하는 거리, 언술보다 용기가 더 필요한 거리, 심장의 폭발을 준비해야 하는 거리, 역사가 성취되는 음모의 거리, 그러나 낭패를 당할 수도 있는 거리, 오줌통이 꽉 조이는 거리 (진주문협회장 주강홍)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