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일본
<이준의 역학이야기> 일본
  • 경남일보
  • 승인 2013.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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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역(正易)의 예언
지난 일요일인 4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탄생 468주년 기념일이었다. 안전행정부는 그간 사용했던 ‘충무공 탄신일’ 명칭을 올해부터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로 바꿨다. 장군은 전장에서뿐만 아니라 평소의 덕성도 존경스러웠다. 예컨대 포로로 잡힌 15세의 왜군에게 ‘명심보감’ 의 효행편을 가르쳤다. 장군은 10세의 어린 나이에 병사가 됐다는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워 간간이 조선말과 학문을 가르쳤다. 명나라 사신 운덕은 충무공의 이런 덕에 감탄했다. 또 4월 29일은 윤봉길 의거 81주년이 되는 해이다. 윤봉길 의사의 이 의거를 두고 어느 중국인은 “우리 4억 중국인을 부끄럽게 하는구나(중앙일보 김형수 기자· 2013. 4. 26.)”라는 감탄과 존경의 시를 적었다. 두 분 모두 일본의 침략에 분연히 맞서 싸운 민족의 영웅들이다.

최근 마루타라는 생체실험·가혹한 고문과 처형·위안부 등 잔혹한 반인륜적 범죄 및 패륜적 성격의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이를 미화하는 아베 신조의 후안무치한 발언, 일본각료 및 정치인들의 잇따른 야스쿠니 신사참배, 군국주의 부활을 연상케 하는 일왕 앞에서의 만세 등이 한국과 중국인 및 일본에게 피해를 입은 여타 국가들의 국민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독일정부의 다양한 사죄사례와 달리 일본정부는 그들의 역사를 직시하지 않으려 하고,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를 정당화하고 우상화하는 비인간적 야만성을 그리워하고 있다. 동시에 1945년 광복 직후 불린 동요가 다시금 생생하다. “미국을 믿지 말고, 소련에게 속지 말며, 일본은 일어나니, 조선사람 조심하소.”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정서적으로 머나먼 적이고, 현실적으로는 기술·경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이다. 섬나라인 일본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끝없이 자극하고 있다. 각종 문화와 학문을 전수하여 주었음에도 고맙다는 예의는커녕 오히려 침략과 학살로 대응한다. 물론 ‘시텐노지(四天王寺) 왓소 마쓰리’라는 왓소 축제도 있고, 스모의 시작을 알리는 말은 아직 살아있다. 일본 국기(國技)인 스모는 고구려 관복 비슷한 옷을 입은 심판이 부채를 들고 시작을 알리는 소리를 지른다. 바로 ‘하케이오’이다. 일본인들은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이 말은 경상도 말로 “하께요(하겠습니다)”이다. 일본은 선진국의 앞선 문화와 문명을 배워 자기 것으로 만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일본인들이 존경하는 일본인들 중에 항상 1위에 있는 사카모도 료마의 선진문물에 대한 빼어난 인식,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정신, 과감한 용기와 실천력 등에 힘입어 메이지유신을 성공시켜 아시아의 강자로 부상한다. 하지만 실질적 권력을 장악한 군부가 천왕을 허수아비 명분으로 두고 아시아 침략에 나서면서 조선과 청나라는 비틀린 역사의 비운에 젖게 된다. 이때 이토 히로부미의 ‘대동아공영론’을 들고 나오며 침략과 약탈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폈다. 이토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에서 아시아의 공존과 공생을 주창하였다.

비록 현재 일본의 경제가 침체국면이기는 하지만 일본의 외교력은 독도를 자기네 땅으로 우길 뿐만 아니라 센카쿠열도(일본명)/댜오위다오(중국명), 쿠릴열도 등 영토분쟁을 국제사회의 이슈로 끌어내고, 후지산을 자연유산이 아닌 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킬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시 일본인들이 보여준 공중도덕과 질서의식, 대중식당, 공항 등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공장소에서의 일본 어린이들의 공중의식과 예의바른 태도 등은 우리들에게 시사하여 주는 바가 아주 크다. 반면 우리의 경우 어린애의 기를 살린답시고 천방지축 내팽개쳐 놓으며, 어른들은 제 기분에 도취되어 안하무인으로 고함을 질러댄다.

포철신화의 일본인 주역이었던 모모세 다다시(百瀨格·전 한국도메인 회장)는 “20세기에 서구 열강을 제외하고 세계최고의 종합제철소를 만든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오랜 한국생활을 바탕으로 우정 어린 충고를 한다.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는 18가지 이유’라는 책에서 정직과 공중도덕질서 부족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20세기말 일본의 경제대국을 예언한 일본 동해대 교수인 샤세이끼는 ‘일본이 미국을 앞지르고 한국에 밀리는 이유’라는 책에서 한국인은 고난의 시련에 단련되어 있으며,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테크노크라트의 양성으로 급부상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학승으로 널리 이름을 떨친 탄허 스님은 주역선해3권 429면 정역8괘도 해석에서 북빙하의 녹아내림과 일본의 침몰을 예언하고 있다.

어떻든 일본은 그저 감정적으로 울컥한 기분으로 접근할 상대가 아니다. 대단한 정신력과 지혜를 집약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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