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용 교수의 의학이야기
황진용 교수의 의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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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증, 병원도착시간이 중요하다
작년 연말에 병원에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사무실에서 정답게 인사하던 40대 직원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 그 직원은 연말에 회식을 하면서 가슴이 내내 불편했는데 참았고 택시를 타고 오면서 간호사였던 부인에게 몸이 불편하다고 마중을 나와달라고 부탁했는데 내리자 마자 심장마비가 왔다고 한다. 이웃에 있는 의사에게 응급조치를 하면서 응급실에 왔으나 이미 심장에 손상이 많이 와서 회복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그 직원의 병명이 심근경색증이다. 자신이 40세이상의 남자이거나 50세이상의 여자면 한번은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물론 요즘은 더 젊은 사람들에게도 생기지만.

심근경색증은 한자로 ‘心筋’ 즉 심장근육이 ‘梗塞’ 즉 혈관이 막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세포 조직이 죽는 현상(症)을 말한다. 이병은 의학이 발달한 현재에도 여전히 발생하면 병원도착 전에 10명중 1명꼴로 사망하고 병원에 오더라도 10명중 1명꼴로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심근경색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앞가슴에 전반적으로 격심한 통증이 발생하는데 대개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며 식은 땀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 40~60대 남자 환자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노인이나 당뇨환자에서는 통증이 별로 심하지 않고 막연하게 답답함만을 느낄 수 있으며 통증보다 갑자기 생기는 심한 호흡곤란만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그래서 전형적인 증상이 아니면 의사들도 환자의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가슴을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통증이 이곳 저곳으로 움직이거나 눌러서 아프거나 손가락 하나로 짚을 수 있는 국소적인 통증, 10초 이내의 통증은 대개 심근경색증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평소 협심증이 있었거나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 심한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므로 이런 경우는 늘 예의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가슴에 갑작스럽게 통증이 시작되어 지속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하지 못하면 사망하거나 식물인간이 될 수 있다. 이런 흉통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오는 것이 좋으며 오는 동안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심폐소생이 가능한 119구급대로 오는 것이 가장 좋다. 아마도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도 이시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사망한 것 같다.

정부에서는 이런 심근경색증에 의한 급성사망을 줄이고자 지역별로 권역심뇌혈관센터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경남에서는 경상대학교병원에서 2010년부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흉통이 발생하고 응급실에 도착하는 중앙값은 2010년 174분, 2011년 201분, 2012년 180분으로 환자들이 병원에 오는 시간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또한 119구급차 이용률도 2010년 10%, 2011년 11.5%, 2012년 13.8%로 미약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경남 특히 서부경남지역은 초고령 지역으로 전국에서 순환기계통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심근을 살리고자 하는 의료진의 노력과 함께 환자 측에서도 가능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다시 한번 기억하자. 10분이상지속되는 심한 가슴통증이 있을 때 즉시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와야 한다. 그 순간의 판단이 생명과 휴유증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전파해서 지역이 심혈관사망율 상위라는 불명예를 씻고 건강한 경남이 되면 좋겠다.

/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심근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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