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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맞아 마음에 새긴 참된 의미김선유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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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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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린이날이었다.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의 생일과도 같은 어린이날이 올해로 91회를 맞았다. 일제치하의 핍박과 설움에서 독립을 향한 겨레의 희망을 담아 시작된 어린이날의 함성이 아흔 해를 넘겨 고스란히 이어 오고 있다. 1923년 5월 1일 서울 종로구 소재 천도교본부 운동장에는 1000여명의 어린이들이 모인 가운데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 천도교 소년회, 불교소년연맹 등 40여 소년 단체가 연합해 마련한 제1회 어린이날 기념식이었다. 당시 서울 거리 곳곳에는 ‘어린이들을 내려다보시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 ‘어린이를 가까이 하시어 자주 이야기하여 주십시오.’라고 적힌 선전물이 무려 12만 장이나 뿌려졌고, 참가자들은 고적대 행진곡에 맞춰 파고다 공원에서 광화문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다고 한다. 당시 일본에 유학중이던 방정환 선생 등은 어린이를 정성껏 보살피고 소중히 키운다면 이들이 자라나 반드시 조국의 광복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믿었다. 색동회를 중심으로 여러 선각자들의 뜻이 하나로 모여서 탄생한 어린이날은 1927년 5월 첫째 일요일로, 1937년에는 일제에 의해 강제로 금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해방 된 이듬해인 1946년 5월 5일 건국준비위원회에 의해 제24회 기념식으로 다시 빛을 보게 되고, 1961년에는 아동복리법에 따라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지정되게 되었다.

‘어린이 헌장’의 내용에 명시된 바와 같이 어린이는 태어나는 순간 독립된 인격체이다. 어린이는 태어나는 순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닌 자기 삶의 주체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입장을 견지하여 끊임없는 대회를 통해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 어린이들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기보다는 미성숙한 인간으로 어른의 부속물로 인식하여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아직도 남아 있다. 부모, 자식 사이에 상호 존중과 수평적 대화를 통해 결론을 얻는 분위기보다는 부모의 가치관을 자식에게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려는 경향이 여전히 일상화되어 있다. 이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존중받고,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자기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허용하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의 어린이들은 독립된 인격체로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기 삶의 주체로서 역량을 쌓는데 방해가 됨은 물론이다.

날이 갈수록 어린이날 행사는 규모도 커지고 내용도 다채로워지면서 온 사회가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날의 의미가 상업성에 물들어 점점 퇴색되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어린이날 제정의 참된 의미가 무엇이었던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품격 있는 초등교사 양성대학인 진주교육대학교에서는 해마다 어린이날의 참 의미를 새기면서 어린이들이 과학놀이, 탐구놀이, 놀이마당, 동화마당 등을 교대 형님, 언니들과 현직교사, 학부모들과 함께 펼쳐 어린이들로 하여금 즐기면서 지혜를 쌓을 수 있는 어린이날의 취지에 부합되는 한마당 큰잔치를 매년 열고 있다. 어린이날 선물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물질만능주의 폐해로서 어린이의 자주적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행복한 삶에 필요한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경쟁보다는 협동을 통한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가 요구된다. 누구나 나만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평등한 가운데 남을 배려하는 지혜를 습득하고 실천해 감을 익힐 필요가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이제는 우리나라도 아동들이 권리를 제대로 존중받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어버이의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관련된 날이 5월에는 유독 많다. 우리는 기념일을 맞아 정성을 다한 편지 쓰기를 제안해 본다. 편지 속에는 보낸 사람의 정성이 담겨져 있어 받을 때의 기쁨이 있고 조금은 더디지만 기다림의 설렘도 있다. 편지가 있는 사회, 정이 흐르고 인간미 넘치는 밝은 사회를 위해 5월 가정의 달에는 사랑하는 가족과 존경하는 분에게, 그리고 떨어져 있는 지인에게 그동안의 사연을 담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편지를 부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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