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이다?!…지리산 민가 불안한 곰소동
반달곰이다?!…지리산 민가 불안한 곰소동
  • 정원경
  • 승인 2013.05.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원사계곡 출현…벌통 피해 잇따라
▲5일 오전 산청군 시천면 내원마을에 지리산에서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이 민가의 양봉통을 공격해 갈곳을 잃은 벌들이 바닥에 죽어 있다.오태인기자
 
복원을 위해 지리산에 풀어놓은 반달곰이 먹이를 찾아 민가에 내려와 피해를 주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4일 새벽 3시께 산청군 삼장면 내원마을에서 양봉장을 하고 있는 화종호(53)씨 집앞에 반달곰이 나타났다. 이 곰은 화씨 집앞에 놓여있던 벌통 한개를 가지고 산으로 사라졌다. 곰이 다녀간 자리는 수십마리의 벌들이 죽어 있었고 벌통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피해는 적었지만 화씨는 곰이 또 언제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도 벌통과 가축피해가 있었는데 올해는 내집 앞까지 내려왔다는 소리를 들으니 아찔하다”며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냐”고 하소연했다.

이에 앞서 3일 새벽에도 다른 주민이 양봉 피해가 발생했었다. 마을주민들은 반달곰이 잇따라 출현했다는 소식에 인명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마을주민 조기진(65)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민가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며 “만약 곰하고 마주쳤을때 사람도 피해를 보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냐”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실제 지난해 내원마을에는 반달곰에 의해 양봉장의 벌통 10여 개가 파손됐으며 축사에 있던 염소가 죽는 일까지 발생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발간한 반달곰 연간보고서(2011년)에 따르면 한해 반달곰은 민가에 20회가량 출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동군 지리산 마을에서는 반달곰이 민가 마당에 있던 젓갈이 든 장독을 때려 부수기도 했다. 또 마당에 널어둔 곶감을 털어먹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산청군 지리산 자락의 염소농장을 습격해 염소 3마리를 숨지게 하는가 하면 양봉농장의 벌통을 훼손시켜 벌 피해와 꿀 값으로 1억25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배근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박사는 “지리산 전역에 저온현상으로 결실량이 적어 봄철 먹을 것이 없다보니 민가로 내려오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피해 예방을 위해 직원들이 24시간 근무하며 전기팬스를 설치하는 등 예방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생동물들이 서식하는 지역에 사람들이 활동영역을 넓히면서 야생동물 피해를 입게 된다”며 “동물들의 서식지를 나눠쓰는 만큼 서로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립공원은 최근 지리산 곳곳에 곰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 현수막을 내걸어 등산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지리산 마을 주민들에게는 곰이 싫어하는 ‘금속성 소리’를 내는 호루라기를 2~3년 전부터 지급해오고 있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곰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경우 보험회사를 통해 보상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