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은 나무인가 꽃인가
목련은 나무인가 꽃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3.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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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 (반성중학교 교장)
본교의 상징나무로 향나무이며 꽃은 목련이다. 향나무의 사시사철 푸른 잎은 정직, 곧게 뻗은 가지는 냉정한 판단력, 은은한 향기는 배려와 봉사를, 목련은 꽃이 지고 오는 해 이른 봄까지 날마다 자라 가지 끝에서 개화하는데 선구자, 고귀한 사랑 등의 상징성을 가진다고 정리하고 있다. 상징이란 말로써 설명하기 어려운 사물이나 개념 따위를 구체적 사물로 나타내는 사회 집단의 약속이라 선정에 세심한 검토와 관심을 요한다.

향나무는 다양한 생장과정을 거쳐 관찰학습의 좋은 소재로 되고 있다. 가지의 색깔은 초록색에서 적갈색으로 다년생은 자갈색이며 오래된 향나무의 수피는 얇게 벗겨지고 흑갈색을 띠며 바늘·비늘잎이다. 대개 새순은 부드럽다는 특성이 있는데 향나무의 초년생 잎은 3개씩 어긋나거나 모여나며 만지면 상처가 날 정도로 날카로운 바늘잎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둥글게 되어 비늘모양을 갖춰 마치 저학년일수록 장난이 심하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신중해지는 태도를 닮았다.

향나무 향기는 정신을 맑게 하고 악취를 제거하는 기능이 탁월하다. 의미 있는 말로 향나무는 자기를 찍은 도끼날에도 향을 묻힌다고 하였다.

스승이 제자를 데리고 길을 가다 떨어져 있는 종이를 발견하고 제자에게 주워 냄새를 맡아 보라고 한다.

“그 종이는 무엇에 쓰였던 것이냐?”, “향을 쌌던 종이인 듯합니다. 종이에서 향내가 납니다.” 또 스승은 길에 새끼줄이 떨어져 있어 주워 탐색하라고 하자 생선을 묶었던 것 같다고 한다. 향을 쌌던 종이에서 향내가 나고, 썩은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에서는 비린내가 나게 마련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느냐에 따라 운명은 변하는 것이라 좋은 만남을 강조한다. 만남의 대상은 사람을 넘어 주변 사물,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목련은 목련과에 속하며 낙엽 활엽 교목이라 설명하는데 교목은 높이가 5~6m를 넘는 나무를 말한다. 목련의 꽃눈은 붓모양 같아 목필이라 하며 점점 자라 꽃잎이 되는데 하나같이 꽃봉오리 북쪽을 향하여 충절의 꽃이라 불렀다. 이는 꽃눈의 남쪽부위가 반대쪽보다 햇빛을 많이 받아 자람이 빨라 북쪽으로 휘어지게 되는 것으로 바이메탈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학습소재가 될 수 있다.

봄에 많이 불리는 어느 가곡의 가사에서 목련화로 소개되고 있다.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 길잡이 목련화는….’

목련을 나무 연꽃 또는 나뭇가지에 피는 연꽃으로 해석한다면 꽃이 되겠지만 엄연히 목련화라는 단어가 있어 목련을 나무로 정의해야 할 것이다. 목련을 문맥에 따라 나무 또는 꽃으로 구별할 수 있겠지만 교화로서 ‘목련화’의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

수령 60년은 되어 보이는 아름드리 목련이 교내에 8그루가있다. 아마 개교 기념식수인 듯하다. 별관 옆 나란히 두 그루 매서운 골바람을 이기고 가지 끝마다 하얀 꽃을 내밀었다. 셀 수 없이 많은 꽃봉오리 같은 방향으로 만개한 모습이 장관이로다. 여기에 의미를 두고 학교 꽃으로 삼았을 것이다. 우리 학교 교화로 목련이라 교육가족과 관심 있는 검토를 하여야겠다.

안명영 (반성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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