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감 품은 아이들로 키우고 싶어요"
"성취감 품은 아이들로 키우고 싶어요"
  • 곽동민
  • 승인 2013.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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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정 진주 정촌초교 특수교사의 제자사랑

하현정 선생님.

“스승의 날이요? 우리 아이들은 스승의 날이면 자기반 담임 선생님께 드릴 편지를 저더러 써달라고 해요.”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두고 만난 하현정(35) 진주 정촌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에게서 어떤 깜짝 선물을 받았냐는 질문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저 별 탈 없이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했다.

하 교사는 특별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특수교사다.

어린 시절부터 선생님이 꿈이었다는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친구에게서 특수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꿈을 키웠다.

하 교사는 현재 정촌초등학교 880명의 학생 중 특수학급에 있는 6명의 학생과 일반학급의 3명 등 모두 9명의 특별한 학생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전국장애학생 체육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대구까지 다녀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열린 경남도교육감기 장애학생 체육대회 100m, 200m 달리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수경(가명)이의 전국대회 출전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우리반의 한 학생이 지난해 학교 체육대회에서 보통의 학생들이랑 같이 릴레이 달리기를 하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잘 뛰는 거에요.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도 말이죠. 이번 전국대회에서는 은메달에 그쳤지만 아마 다음번엔 1등을 할 거에요. 승부욕이 강한 아이거든요.”

올해로 특수교사 생활 12년째를 맞는 그에게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고마운 학생이 있다.

“혜광학교에서 처음 정훈(가명)이를 만났을 땐 제대로 걷지도, 대소변을 가리지도 못했어요. 자폐성 장애와 함께 뇌병변 장애까지 갖고 있던 아이였거든요.”

그렇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두 사람은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둘이서 노래를 부르는데 정훈이가 제 목소리에 맞춰 화성을 넣어 노래를 부르더군요. 단 한번도 따로 배운 적이 없었거든요. 나와 눈을 마주치고 소리와 몸짓으로 자기 의사표현을 해 줬을 땐 너무 고맙고 행복했어요.”

하 교사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이 돼 자신감을 갖고 보통의 학생들과 똑같은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는 “많은 분들이 특수교사가 하는 일을 봉사한다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아요. 특수교사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능력 안에서 최대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교육하는 것이죠”라며 “봉사만 받고 자란 아이는 남이 해주는 것에 익숙하지만 특수교육을 제대로 받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 해내는 성취감을 밑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글=곽동민기자·사진=오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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