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환 (경남경찰청 총경, 법학박사)
주용환 박사. |
행복한 사회는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많은 곳이라고 한다. 북유럽의 나라들이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로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분위기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소문 없이 돌보는 사람을 천사 같다고 일컫는다.
미국의 시인 롱펠로(H.W.Long Fellow·1807~82)는 “사람에게는 생명의 천사와 죽음의 천사 둘이 동행하고 있다. 그들은 이름은 없지만 순백의 가운을 입고 늘 그 사람과 행동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천사(天使)는 종교에 있어서 신과 인간의 중간자로서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고 인간의 기원을 신에게 전하는 영적인 존재라고 한다.
특히 그리스도교에서 최초의 천사는 모두 한결같이 거룩하고 행복한 상태에 있었는데 천사들의 시련기에 루시페를 비롯한 많은 천사가 신을 배반하여 선천사(善天使)와 악천사(惡天使)로 나누게 되었고, ‘선천사’는 신에게 충실히 머물러 있었으므로 점점 성스러워져서 영원한 천국의 정복(淨福)을 얻었으며, ‘악천사’는 지옥의 끝없는 겁벌(劫罰)을 받게 되었다. 이 악천사를 ‘악마’ 또는 ‘사탄’이라 부른다.
선천사는 항상 신을 찬미하고 신에게 봉사하며 인간을 수호한다. 인간에게는 사람마다 수호천사가 있어서 그 사람이 인생의 최고 목표인 천국의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선행을 전하고 악을 피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탈무드에 의하면 사람뿐만 아니라 지상에서 자라는 풀 한포기 한 포기에도 수호천사가 있어서 “자라거라 자라거라”며 말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생명은 저마다 수호천사의 보살핌 속에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수호천사와 관련된 의미 있는 행사가 우리 도내에서 있었다. 경남경찰청에서 주관한 경남도민 1004명으로 구성된 ‘경남 수호천사’ 발대식이 그것이다. 경남 수호천사에는 교사, 공무원, 학부모, 학생, 배움터 지킴이, 의사, 변호사, 자영업자 등 도내 각계각층의 도민이 참여하였다.
이는 도민과 함께하는 일종의 ‘치안 거버넌스’ 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국민행복의 새 시대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사회악 척결에 앞장서면서 우리 이웃의 소외되거나 구석진 곳, 폭력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청소년과 어려운 가정, 악이 자랄 수 있는 후미진 곳 등을 보살피며 악마를 쫓아내는 수호천사 역할을 훌륭하게 해낼 것으로 기대해 본다.
/주용환.경남경찰청 총경·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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