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갑돈의 삼사일언> 욕탕 속의 남자들
<하갑돈의 삼사일언> 욕탕 속의 남자들
  • 경남일보
  • 승인 2013.05.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벌거벗은 남자들의 연소하지 못한 에너지가 시꺼멓게 타오른다. 어느 거인의 파이프 담배연기처럼 목욕탕 굴뚝 위로. 그러리라, 탕속의 희뿌연 수증기가 알몸을 가릴 순 없지만, 그렇다고 추하지도 야릇하지도 않다. 낯모를 누군가가 쳐다볼 것 같지만 훔쳐보는 사람은 없다. 목욕탕에 간다는 것은 단순히 몸을 씻는 행위가 아니다. 마음의 독소를 빼내는 치유이며, 육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막 씻고 나온 남자들의 연소시킨 물 기운이 등골에 흘러내린다. 남자들의 충전된 에너지가 굴뚝 위로 솟아 오른다.

/문화기획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