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밟지 마라
긴 날을 함께 걸었어나 한 번도
내 가진 색깔을 가지지 못했다.
검정 단벌 깊숙이 모가지를 묻은 체
눈도 귀도 접고 풀 포기에 던져져도
각인되는 법도 없이 묵묵히
내 가는 걸음을 따랐을 뿐이다.
지나가면 그뿐, 누구의 꿈도 아닌
허접한 길을 돌다 저물녘 기슭에 앉아
한 모금 연기나 흩는 내 등뒤에 기대어
저만치서 흔들리는 바다 잔 물살에도
춥다고 움츠리는 내 그림자 밟지마라.
※작품설명=언제나 발뒤꿈치 뒤에 있거나, 앞서 있으면서 감정을 지워버린 나의 분신. 허접한 삶의 모퉁이에서 한 번의 자기 소리와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고 포효만 준비했던 내면서도 내가 아닌, 삶의 진부한 궤적 같은 그 그림자, 실체의 그 말씀이 귀 아리다. (진주문협회장 주강홍)
긴 날을 함께 걸었어나 한 번도
내 가진 색깔을 가지지 못했다.
검정 단벌 깊숙이 모가지를 묻은 체
눈도 귀도 접고 풀 포기에 던져져도
각인되는 법도 없이 묵묵히
내 가는 걸음을 따랐을 뿐이다.
지나가면 그뿐, 누구의 꿈도 아닌
허접한 길을 돌다 저물녘 기슭에 앉아
한 모금 연기나 흩는 내 등뒤에 기대어
저만치서 흔들리는 바다 잔 물살에도
춥다고 움츠리는 내 그림자 밟지마라.
※작품설명=언제나 발뒤꿈치 뒤에 있거나, 앞서 있으면서 감정을 지워버린 나의 분신. 허접한 삶의 모퉁이에서 한 번의 자기 소리와 색깔을 드러내지 못하고 포효만 준비했던 내면서도 내가 아닌, 삶의 진부한 궤적 같은 그 그림자, 실체의 그 말씀이 귀 아리다. (진주문협회장 주강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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