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항일투사 12인 발자취 찾았다
경남 항일투사 12인 발자취 찾았다
  • 여명식
  • 승인 2013.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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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문화원, 보훈처에 서훈 청원
을사조약(1905년) 이후 지리산을 중심으로 200여명의 의병을 이끌고 일제와 맞서 싸웠던 하동군 옥종면 출신 이만영(李萬永)·양문칠(梁文七) 의병장 등 경남출신 항일투사 12인의 항일기록이 향토사학자에 의해 밝혀졌다.

경남독립운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정재상 하동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은 제3회 의병의 날(6월 1일)을 앞두고 지난 27일 경남출신 항일투사 12인의 항일기록을 공개하고 국가보훈처에 이들 12인의 서훈을 청원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밝혀진 이만영·양문칠 의병장 등 12인에 관한 기록은 한국주택토지공사 토지박물관에 소장된 자료로서 ‘진중일지(陳中日誌)’ 14책 중에 있다. 이 자료는 일본군 보병 12여단 산하 14연대가 작성한 항일의병 진압작전 기록이다(사진).

이 기록은 1907년 7월 23일부터 1909년 6월 19일까지 항일의병이 어떻게 활동했는지를 증언하는 자료로서 총 2400여쪽 분량으로, 자료에는 지리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항일의병의 투쟁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재상 하동군향토연구위원장은 “이 기록에는 경남창의대장 박동의(산청 출신) 의군의 조직편제와 하동 출신 임봉구(악양면)를 비롯해 류명국(옥종면) 의병장의 활동상이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동의 의군의 조직편제에는 최선봉에 이만영, 중군장에 양문칠, 후군장에 류명국, 도선봉에 이학노(경북 영천)등으로 구성돼 있다”며 “박동의, 이만영, 양문칠, 류명국, 이학노 의병이 함께 활동한 사실도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이만영의 기록은 ‘하동군지’에도 없다”며 “좌선봉장으로서 경남창의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양문칠의 활약상은 ‘하동군지’에 한줄 정도 기록돼 있을 뿐 그에 대한 상세한 항일기록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만영과 양문칠은 박동의, 이학노, 류명국 의병장과 함께 1907년부터 지리산 부근에 배치된 일본군 수비대 10여개소를 공격했다.

특히 이들은 1908년 3월 26일 박동의 창의대장과 함께 의병 50여명을 이끌고 산청경찰서와 산청군청을 습격해 불태웠으며, 같은 해 4월 16일에는 류명국 등과 함께 전북 남원에 있는 입석수비대를 공격해 일본군에 큰 타격을 가했고, 8월 26일에는 의병 30여명으로 무장하고 하동수비대를 기습 공격하기도 했다.

이들의 서훈을 신청한 정 위원장은 “이만영과 양문칠 의병장의 이번 기록발굴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자료발굴 소식을 접한 양문칠 의병장의 아들 양재수(76·악양면 정서리)씨는 “내가 태어난 후 7개월 만인 1937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아버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부친의 항일기록을 찾게 돼 고맙고, 그동안 맺힌 한이 한순간에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서훈을 청원한 항일의병은 이만영(하동군 옥종면 운곡리 가덕촌), 양문칠(하동군 옥종면 정수리), 양자익(하동군 옥종면 운곡리 가덕촌), 김내순(하동군 옥종면 운곡리 가덕촌), 김경삼( 진주시 수곡면 내동), 윤포수(산청군 금만면 신점촌), 정한원(산청군 삼장리 신촌), 이인백(산청군 삼장리 산하), 정원교(산청군 삼장리 산하), 안사(산청군 서당동), 박래(산청군 냉정촌), 조치산(산청군 내원동) 등이다.

이만영, 양문칠 관련 일본군 진중일지.
이만영·양문칠 의병장의 활약상이 기록된 일본군의 진중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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