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芒種)
망종(芒種)
  • 경남일보
  • 승인 2013.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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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5일은 망종(芒種)이다. ‘보리는 베어서 먹을 수 있고 볏모는 자라서 심을 수 있으니 망종이라.’ 험하고 힘들었던 보릿고개를 넘어 한시름 놓게 된 조상들의 안도와 다가오는 농번기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 망종은 보리를 베고 벼를 심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매번 절기를 맞으면서 조상들의 지혜와 뛰어난 혜안에 감탄한다.

▶망종은 일년 중 가장 바쁜 농사철이다. ‘발등에 오줌 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고사리 꺾기와 고추모종 내기가 끝났는가 싶더니 양파·마늘수확이 기다리고 있고 알이 굵어진 매실도 따야 한다. 2모작 논은 망종 전에 보리타작을 끝내야 모심기를 할 수 있다. 시기를 놓치면 흉작을 면치 못한다는 중압감이 있어 서두르게 된다. 시한영농이 농사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만 해도 이때쯤이면 농촌일손 돕기가 한창이었다. 가을걷이 전까지 먹어야 할 양식으로 보리농사는 필수적이었다. 망종을 전후로 보리타작을 하면 곡간에 양식을 저장할 수 있어 포만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모심기는 일손돕기가 아니면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 그래도 일손돕기가 있어 시한영농에 맞출 수가 있었다.

▶요즘 농촌의 새 풍속도는 아침마다 인근 도시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단체로 일하러 오는 원정 일손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당을 받고 오는 사람들이다. 도시근로자처럼 8시간 노동시간도 어김없다. 이들을 위한 새참도 중국집이나 다방에 배달시키는 것이 다반사다. 영농 기계화로 옛날처럼 많은 인력이 필요하진 않지만 지금 농촌은 일손에 허덕이고 있다. 일당을 주고 일손을 구하기에는 영농비 부담이 너무 크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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