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음식 심리학
189. 음식 심리학
  • 경남일보
  • 승인 201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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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고 싶은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바쁘고 힘든 경쟁사회를 살아가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든데 몸매라니 언감생심일까?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조깅을 하는 사람, 주말이면 등산을 하는 사람, 동호회를 만들어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실내체육관과 운동장이 모자라서 임대하는 과정에 비리가 발생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 마음 한구석이 편치 못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살을 빼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것보다 건강한 몸매가 우선이 아닐까 싶다.

살을 빼는 가운데 시각적 속임수를 통해 체중을 조절하는 ‘음식 심리학’이 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음식을 담는 용기에 따라 먹는 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험을 하였다. 같은 양의 음료수를 두 컵에 담았다. 한 컵은 가늘고 긴 컵의 모양이고 다른 한 컵은 넓적한 모양이었다. 행사장 안에 두 음료수 컵을 놓아 두었다.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결과는 넓적한 컵에 담긴 음료수를 선택한 사람들이 37% 음료를 더 많이 소비하였다. 가늘지만 긴 컵보다 상대적으로 양이 적을 것이라 생각하고 음료수를 더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실험에 참가한 한 사람은 “긴 컵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갈 것 같았는데 결과를 보니까 그렇지 않아 깜짝 놀랐다. 아마 눈으로 보는 게 착시효과~.”

두 용기의 부피를 비교해 보자. 같은 모양의 두 컵에서 한 쪽은 높이를 두 배로 하고 한 쪽은 지름을 두 배로 하였다면 긴 컵은 부피가 2배로 늘었지만 넓적한 컵은 부피가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원기둥 모양의 부피는 지름의 제곱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주어진 용기 재료로 가장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는 모양의 용기는 구 모양이다. 하지만 구 모양의 용기는 안정성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원기둥 모양의 용기를 만든다. 운반과 진열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험자의 대부분은 간단한 수학적인 원리를 모르고 넓적한 모양의 컵의 양이 적다고 생각하고 긴 컵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마시게 된 것이다.

견과류인 피스타치오도 비교하였다. 껍데기를 그대로 쌓아 놓고 먹게 한 그룹은 계속 치워 준 그룹보다 19%를 덜 먹었다. 껍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을 느껴서 그만큼 먹는 양이 준 것이다. 미국의 이스턴 일리노이대 제임스 페인터 교수는 “시각적인 것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의 양을 조절해 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음식을 너무 빨리 먹는 것도 문제다.” 이런 연구는 최근 미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음식 심리학’이다. 자기 자신을 배가 부르다고 속이는 방법으로 다이어트에 활용되고 있다.

우리 밥상도 작은 공기를 사용할 경우 먹는 양을 줄일 수가 있다. 덜 담긴 큰 공기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적당히 채운 작은 밥 공기는 포만감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많이 먹이고 싶은 인정 때문에 밥 공기가 커져도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먹는다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다.

/김용수·김용수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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