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부르는 가축 예방접종 강행
사고 부르는 가축 예방접종 강행
  • 박수상
  • 승인 201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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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서 70대 노인 소 고삐줄에 손가락 절단
의령군이 수의사(공수의)를 통해 농번기에 노약자뿐인 농촌 축사를 찾아 무리하게 가축 구제역 예방접종을 강행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관내 수의사 배모씨가 혼자서 의령군 유곡면 일원 소 사육 소농가를 대상으로 가축 구제역 2차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과정에 축사내부에서 접종을 돕던 김모(여·77)씨가 놀란 소의 곱비 줄에 감겨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날 김 할머니는 평소 다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함에도 아들이 사육하고 있는 암소 1마리를 수의사 혼자 접종하는 것을 돕기 위해 축사 안으로 들어가 곱비 줄을 잡고 있다가 순간 몸부림치며 거세게 반항하는 소에 의해 큰 부상을 당했다.

현재 창원소재 모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김씨는 오른쪽 둘째와 셋째 손가락이 각각 살집이 통째로 절단되고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치료 중인데, 병원측은 1~2개월가량 입원치료가 요구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수당을 지급하며 공수의를 위촉해 군내 가축 예방접종 업무를 관리 운영하는 의령군농업기술센터 담당 공무원은 10여일이 지나도록 이 같은 사고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데다 수의사 역시 군에 보고하지 않은 채 방관하고 있어 가족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웃 주민들은 “하필이면 바쁜 모내기철에, 그것도 다들 쉬는 토요일 오후인데다 의병의 날 기념식 행사로 젊은 사람은 집을 비운 시점에 수의사가 방문해 엄청난 사단을 냈다”며 분노하고 있다.

현재 군내 한우사육 두수는 1만 7000마리이고 젖소는 2200여 마리, 돼지 1만3000여 마리이다. 이 중 소는 50두 이상은 자가접종을 실시하고,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 7870마리에 대해 군내 전체 수의사 4명이 공수의로 위촉받아 실적에 따라 두당 3000원씩 수당을 받고 접종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휴일날 농번기에 대부분 노약자만 있는 축사를 방문한 것도 잘못이지만 접종 시 고령자들이 축사내부에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즉시 사고경위를 파악해 적절한 행정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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