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로 꿈꾸는 미래 '열정이 큰 힘'
나비로 꿈꾸는 미래 '열정이 큰 힘'
  • 임명진
  • 승인 2013.06.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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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블루오션 곤충산업] 5. 김진수 합천 꿈꾸는 나비농장 대표

김진수 대표

 
 
합천군 합천읍 장수로에 위치한 ‘꿈꾸는 나비농장’. 김진수(43)씨가 운영하는 꿈꾸는 나비농장은 1000평 남짓 부지에서 오로지 나비만을 생산하는 농가다.

고향에서 주유소업을 하던 그가 곤충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은 2006년 무렵. 당시만 해도 여느 곤충 사육농가 처럼 딱정벌레 목의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등의 사육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야심차게 뛰어들었지만 곤충사육은 말처럼 쉽지 않았고 판로를 개척하기란 더 더욱 어려웠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나비를 접했다. 처음엔 나비와 다른 곤충을 함께 사육했지만 이듬해 부터 아예 나비사육 전문 농가로 전업했다.

김씨는 “솔직히 나중에 큰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나비는 색다른 재미가 있었고 언젠가는 돈이 될 거라는 생각에 계속하다가 나중에는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버린 것”이라며 당시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현재 김씨는 수년 간의 투자와 열정으로 전문 나비 생산농가로 거듭나고 있다. 기술 개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비를 연중 원하는 시기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험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나비 대량생산을 위한 시설 기반을 조금씩 확충하는 동안 판매도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씨가 고민하는 나비사육에 있어 가장 골칫거리는 배추흰나비 애벌레에 기생하는 천적인 고치벌의 습격과 재고관리다. 때문에 그의 연구는 이같은 고민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고치벌이 사라지는 기간동안 사육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거나 분산 생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오랜 시간 동안 보관이 가능한 월동형 번데기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실을 굳이 집에다 설치한 것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술은 아니지만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생각에서 시도하는 겁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네요(웃음)”

가장 큰 고민거리인 판로개척도 다소 숨통이 트였다.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배추흰나비 한살이 과정이 채택되면서 학습교재용으로 판매가 늘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장이 그리 크지 않고 경쟁업체가 늘었다.

김씨는 “일찌감치 나비 전문생산농가로 뛰어들었기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대가는 따라온다는 생각으로 갈 길을 가겠다”며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판매는 시기적으로 주로 4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가 집중되어 있다. 알 상태, 애벌레, 번데기, 성충 등으로 각기 판매되고 있다.

사실 판로개척을 위해 김씨는 무진 애를 썼다. 곤충 전시회, 체험전, 이벤트 등 많은 시도를 했지만 그리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사육농가가 마치 기획사에서 하는 이벤트를 했으니 많이 힘들었죠. 대형 업체에 비해 경쟁력도 없고 그래서 농가답게 나비 생산에만 전념하는 걸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농장이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그에게도 곤충 사육 문의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씨는 “하겠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아직은 시장이 거의 없어 수요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 무턱대고 하겠다는 분을 보면 안타깝다. 한번 키워 보라는 등의 주변의 말만 믿고 투자하고 시작하면 100% 생활고에 시달린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유망산업이긴 하지만 아직은 곤충 자체만으로 한계가 있다. 곤충과 함께 다른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그런 아이템이 더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다. 그것도 준비과정을 많이 거치고 타당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지역의 어린이들을 초청해 무료로 곤충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를 “나비에 미쳤다”고 표현하는 김씨. 나비를 향한 열정으로 새벽에도 그의 농장은 쉬이 불이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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