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파도 실은 바다향 가득한 한상 차림
은빛 파도 실은 바다향 가득한 한상 차림
  • 임명진
  • 승인 2013.07.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의 농가맛집 <4>남해 어부림

농가 맛집인 남해 어부림의 대표적인 상차림 모습.

 
 
‘어부림’은 위로는 남해 독일마을과 아래로는 물건항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농가 맛집이다. 천연기념물150호 물건방조어부림이 자리한 이곳은 관광지로 이름이 높다.

어부림은 ‘고기 어, 부를 부’ 자를 써 고기를 부르는 숲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바다를 향해 길이 1500m, 너비 30여 m로 늘어서 있는 물건방조어부림은 그 그늘아래 고기가 모인다. 그곳에서 잡힌 멸치가 어부림의 주 재료다.

어부림은 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지금은 영화촬영지가 아닌 문복임 대표가 내놓는 은빛 파도와 바다 차림을 가득 머금은 상차림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어부림은 요즘 그동안 예약제로만 운영하다 7월 부터는 상시 운영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어부림 음식의 기본은 멸치액젓과 마늘. 엄선된 재료만 사용한다. 문 대표가 멸치액젓을 직접 담근다. 어부림의 멸치액젓은 남해산 멸치와 7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화학첨가물 없는 최고품질의 액젓으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문 대표는 “어부림은 지역농산물을 최우선으로 사용하고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해 죽방에서 채취한 자연산 미역과 생선을 넣고 끊여내는 시원하고 담백한 생선미역국, 어부림에서 나는 신선한 생멸치, 각종 채소초장으로 버무려 비린내가 없는 멸치회, 남해 대표 향토음식 멸치쌈밥정식 역시 일품이다.

은빛파도정식은 갈치 요리가 주다. 갈치로 회를 하고 구이로 내 놓으면 그 맛이 일품. 갈치회, 갈치호박국, 갈치구이 등이 입맛을 돋운다. 멸치쌈밥정식은 남해 멸치의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순수 한식된장과 야채를 이용해 졸인다. 장어구이는 자연산 바다장어로 맛을 낸다.
 

남해 어부림 문복임 대표가 직접 만드는 남해멸치액젓.

 


그밖에 어부림 건강상, 보물섬 한상차림, 보물섬 육개장도 별미다.

7월부터는 ‘웰빙유배정식’이라는 지역 특색을 살린 신메뉴를 선보인다. 문 대표는 “남해가 유배문학관이 있어 고안해 냈다. 옛날 유배오신 분들이 드신 음식을 착안해 개발했다. 장아찌와 생선구이, 어탕 등 6찬 2젓갈의 메뉴”라고 말했다.

맛보기 메뉴가 있는 것도 어부림만의 특색이다. 고구마를 말려 만든 빼때기 죽은 콩과 팥, 찹쌀 가루를 넣어 옛날 배고픈 시절 자주 맛던 그 맛을 떠올리게 한다.

여름철에는 보양탕으로 장어탕이 별미다. 문 대표는 올해부터 김장철이 되면 김장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일년동안 집에서 먹을 김치를 지역 특산물로 직접 담가 보고 남해 관광도 하는 체험코스다.

문 대표는 “어릴 적부터 요리가 좋았다. 어부인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그랬던 것처럼 바닷가 마을에서 나서 은빛 파도가 묻은 남해멸치로 젓갈을 담고 바다바람 맞고 자란 마늘로 음식 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그렇게 도시에서 호텔 주방장과 전문 요리강사로 활동하다 고향으로 귀향한 문 대표. 한때는 서울서 자신만의 한식전문점을 개업하려고도 했지만 지금은 그저 고향 남해가 좋다고 한다.

고향에 와서도 요리에 대한 관심은 이어져 2011년에는 경남향토요리대회 대상, 전국마늘요리경연대회 대상, 연세음식페스티발 동상 등 각종 요리대회에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다양한 마늘 요리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 대표는 “아버지가 평생을 이곳에서 멸치배를 탔다. 남해멸치와 해산물은 지독한 노동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밥상에 오를 수 있음을 알기에 바다내음 가득한 남해음식을 알리는 일이 참 소중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아늑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어부림 모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