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
  • 곽동민
  • 승인 201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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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민 기자
최근 한국의 청소년들이 6·25전쟁의 발발 이유 등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른다는 설문조사가 발표되면서 한국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언론사 논설실장들과의 오찬에서 “역사과목을 학력 평가기준에 반영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한국사의 중요성을 주창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교육부는 내년부터 고교 한국사 수업시간(이수단위)을 주당 5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일각에서는 역사교육을 의무화하기 위해 국사를 대입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청소년들이 한국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한국사의 대입 필수과목 채택이라는 점도 인정한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중국 역시 동북공정의 야욕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는 시점에서 6·25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은 안 될 말이다.

그러나 과연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수업시간을 늘리고 수능과목으로 지정하면 해결되는 그런 차원의 문제일까.

문제의 본질은 어떤 역사를 가르치느냐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권과 교육계는 물론이고 인터넷 공간을 비롯해 신·구 세대에 이르기까지 ‘좌향’이냐 ‘우향’이냐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과연 이처럼 극명하게 대비돼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국가라는 토양에서 객관적이고 검증된 역사교육이 쉬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자의 말 중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일컫는 ‘옛것을 알고 새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역사를 배우고 옛것을 배움에 있어, 옛것이나 새것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즉 전통적인 것이나 새로운 것을 고루 알아야 스승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하는 성향을 보수라 이르고,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하는데 있어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을 진보라 이른다.

공자의 말에 빗대 보면 역사를 배우고 옛것을 배움에 있어 보수나 진보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 역사교육은 자칫 올바르지 못한 역사관을 키울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 본 모습에 가까운 한국의 역사를 온전히 전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는 안 될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가 아니라 ‘어떤 역사를 가르칠 것이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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