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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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울게 하는 빨간 토마토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지방이 원산지인 토마토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는 조선 중기로 알려져 있다. 들어온 후에도 토마토는 오랜 기간 주로 관상용으로 길러지는 바람에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식용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1960년대에 들어와서 영양성분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으로 재배되었고 소비도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다. 지금은 재배 방법, 품종 및 수확시기 등에 따라 한 줄기에 여러 송이가 붙어 있는 송이토마토, 방울처럼 생긴 방울토마토, 마치 대추같이 생겼다고 하여 대추토마토 등 다양한 형태의 토마토가 양산되고 있으며, 건강식품으로서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토마토 이야기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토마토가 채소냐 과일이냐 하는 질문이다. 독자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필자가 ‘노인대학’의 건강 강좌에서 토마토를 채소라고 이야기하였더니 강의 후에 토마토가 과일이지 왜 채소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었다. 토마토에 대한 이 질문은 비단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꽤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미국에서는 정부와 업자 사이에 이 문제가 큰 논란의 대상이 되었는데, 결국 대법원에서 ‘토마토는 채소’라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런 논란의 주된 요인은 형태나 영양 모두가 과일과 채소의 두 가지 특성을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토는 정확하게 채소류 중 과채류로 분류하고 있다. 즉 과일처럼 생긴 채소라는 뜻이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의 얼굴이 파랗게 된다’는 유럽 속담이 있다. 토마토를 먹으면 건강해져서 병원에 갈 필요가 없으니까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가 줄게 되니 큰일이라는 뜻인 것 같다. 어쨌던 토마토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토마토를 빨갛게 물들게 하는 ‘라이코펜’ 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우리 몸에 나쁜 활성산소를 제거시켜 노화와 치매를 지연시키고,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생활습관병을 예방·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남성의 전립선암, 여성의 유방암 및 소화기 계통의 암을 예방하기도 한다. 토마토는 붉은 색소 외에 황적색을 띠는 색소도 있는데, 이것은 비타민 A의 전구체인 ‘카로틴’ 이라는 성분인데, 눈의 영양성분으로 매우 좋다.

토마토는 상기한 기능성 성분 외에 비타민 A, B1, B2, C 등이 골고루 들어 있는데, 특히 비타민 C는 20~40mg% 정도로 많아 피부에 탄력을 주고 잔주름을 예방하고 멜라닌 색소의 생성을 완화시키기 때문에 기미 예방에도 좋다. 토마토는 고혈압에도 도움이 된다. 토마토에 함유된 비타민 P와 ‘루틴’이라는 성분에 의해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여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토마토 중의 칼륨은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짜게 먹는 식습관에 안성맞춤이다.

토마토는 다이어트에도 제격이다. 토마토 1개(200g)의 열량은 35kcal에 불과하며, 수분(94~96%) 함량이 높아 포만감을 쉽게 느끼게 함으로써 식사 전에 토마토를 먹으면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소화도 돕고 신진대사도 촉진시킨다.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인 펙틴이 많아 대변 양을 증가시켜 숙변을 제거하고 변비를 예방함에 따라 다이어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토마토를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을 소개할까 한다. 대부분의 채소류는 날 것으로 먹는 것이 좋으나 유독 토마토는 익혀서 먹는 것이 더 좋다. 그 원리는 그냥 먹으면 토마토의 기능성 성분인 붉은색을 띠는 ‘라이코펜’의 흡수율이 낮지만, 가열하게 되면 ‘라이코펜’이 세포벽으로 빠져나와 흡수율이 가열 전에 비해 5배 정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여러 가지 가공품이 만들어졌다. 예로서 껍질, 심, 씨 등을 제거한 과육과 즙액을 만들고(토마토 펄프), 이것을 졸여서 토마토 퓨레 또는 토마토 페이스트로 가공하기도 하고, 또 여기에 여러 가지 조미료를 넣어서 조린 토마토 케첩을 만들어 먹고 있다. 이와 같은 토마토 가공품은 고기나 생선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면 소화가 촉진되고 위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토마토의 풍부한 알카리 성분이 육류 등의 산성식품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토마토를 날 것으로 먹을 때 설탕을 뿌리거나 찍어서 먹는 것은 영양학적으로 볼 때 매우 좋지 않은 습관이다. 왜냐하면 설탕을 섭취하면 사람의 몸속에서 그것을 신진대사 시켜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타민 B를 비롯한 여러 가지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설탕 그 자체도 몸에 좋지 않다. 다른 과일도 가능하면 설탕 없이 있는 그대로를 즐겨 먹는 것이 몸에 이롭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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