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기자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홍명보 감독의 첫 A매치 데뷔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집중 조명받고 있다. 파주 NFC 입소 당시 정장을 주문했던 홍 감독의 의지가 화제를 모으는 등 관심이 뜨겁다.
언론과 축구계에서도 달라진 경기력과 선수들의 움직임, 전술적인면을 부각시키며 ‘홍명보호’ 띄우기에 나섰다. K리그를 중심으로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 대거 대표팀에 발탁됐고 진주고 출신 윤일록도 새롭게 기회를 잡으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대회는 남자대표팀뿐 아니라 여자대표팀도 우리나라를 대표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간판 지소연을 비롯 얼짱 선수로 유명한 심서연 등이 대회 우승을 목표로 뛰고 있다. 지난 6월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참패를 겪었지만 이번 대회를 향한 예방주사 성격이 강했다.
여자축구대표팀은 남자팀과는 달리 동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정상권팀으로 그 치열함이 배로 가중된다. 이웃 일본은 FIFA랭킹 3위로 가장 강한 면모를 나타내고 있고 북한은 10위, 가장 랭킹이 낮은 중국도 17위에 올라 있다. 중국은 순위만 17위일 뿐 수년간 세계 여자축구계를 지배했던 강력한 우승후보다.
우리나라도 16위를 마크하며 만만찮은 전력을 보유 중이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다. 대표팀이 첫 경기를 아쉽게 북한에 1-2로 패했지만 경기 내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8년 만에 성사된 남북대결은 관중석에 한반도기를 펄럭이게 만들었고 경기 후에도 남북대표팀이 그라운드를 돌며 인사하는 등 훈훈한 장면이 이어졌다. 경기내용 역시 명승부였던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현재 여자대표팀은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낮을 뿐 아니라 지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남자대표팀이 파주 NFC에 입소하면 숙소를 비워줘야 하고 버스도 양보해야 한다. 팬들과 언론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먼저 제도적 개선이 우선이다.
협회차원의 장기적인 플랜과 청사진을 제시해 세계 정상권 진입 가능성이 높은 여자축구 발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중·고교팀 활성화를 비롯 이번 대회와 같은 A매치 경기도 자주 열어야 할 것이다. 그들도 우리의 소중한 대표선수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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