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건괘곤괘에 담긴 골프매너
<이준의 역학이야기> 건괘곤괘에 담긴 골프매너
  • 경남일보
  • 승인 2013.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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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이 있듯이 공자님께서 말년에 주역을 좋아하여 늘 손에서 놓지 않았다. 자로에게 말했듯 주역으로 점을 치는 것이 아니라 주역에 담긴 지혜들을 만끽하고 즐겼던 것이다. 공자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주역의 지혜에 비추어 생각하였던 것 같다.

장마철인 요즘 날씨도 무덥고 습도도 높아 불쾌지수 때문에 짜증나기 쉽다. 이런 짜증을 날리는데 일조하는 마음으로 필자도 공자님의 흉내를 내면서 한없이 어설프지만 요즘 대세인 골프를 주역에 비추고자 하니 그저 가볍게 읽고 빙그레 웃어주면 좋겠다.

건괘(乾卦). 건(乾)이란 골프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생각이고, 마음 다스리기(mind control)다. 골프란 기본자세(stance,元), 스윙(swing, 亨), 방향과 거리(direction & distance, 利), 그리고 마무리(finishing, 貞)가 기본이다(乾,元,亨,利,貞).

초구(初九). 자기 체질에 맞는 치밀한 자기 분석과 꾸준한 연습도 하지 않고, 이렇게 치면 공이 저만큼 저 방향으로 나가겠지 하는 망상은 버려라(潛龍勿用).

구이(九二). 초보자가 연습장에 나가거나 필드에 나갈 때 좋은 파트너와 훌륭한 고수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보자로서 어중이떠중이와 만나거나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다가는 자세 망친다(見龍在田, 利見大人)

구삼(九三). 처음 배우는 사람은 늘 꾸준하게 연습하는 것이 좋다. 저녁이 되어 몸이 지치고,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의심하는 바도 생기지만 걱정하지 마라(君子終日乾乾, 夕척若, 려无咎).

구사(九四). 어느 정도 자기 몸을 파악하고 기본기가 숙달이 되었거든 자기 몸과 체질에 맞추어 이렇게도 쳐보고 저렇게도 쳐보아라. 아무 탈이 없다(或躍在淵, 无咎).

구오(九五). 필드에 나갈 때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라.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면 마음도 편안하고 자세도 잘 잡히고 방향과 거리도 훌륭하고 실력도 엄청 는다(飛龍在天, 利見大人).

상구(上九). 조금 잘 쳤다고 분수도 모르고 까불지 말라. 엄청 후회한다(亢龍有悔)

용구(用九) 골프를 치는 데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하지만 잘 칠 수 있는 어떤 확고한 원리나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 체질에 맞다면 어떤 방법이든 좋다(見군龍无首, 吉).

곤괘(坤卦). 곤괘는 필드에 나가는 것이다. 자세, 스윙, 방향과 거리,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함께 친 사람들과 마무리를 잘 하는 것이다. 초보자가 필드에 나가면 처음에는 다소 혼란스럽고 당황스럽지만 곧 익숙해지고 방향과 거리에 대한 감을 잡는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친구가 되지만 매너가 좋지 못한 사람들과 함께하면 서로 멀어진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마무리를 잘 하면 행운이 찾아온다(坤,元,亨,利 牝馬之貞. 君子有攸往, 先迷, 後得主, 利. 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吉).

초육(初六). 필드에 나가서는 무엇보다 발 다리 허벅지 등 하체를 필드의 지형지물 여건에 맞추어 자세를 안정적으로 잡아야 한다. 하체가 허물어지면 헛스윙 또는 뒷 땅이 난다(履霜, 堅빙至).

육이(六二). 탁 트이고 시원하고 멋있는 페어웨이와 그린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만끽하라. 필드 조건은 이미 주어져 있기에 구태여 연습할 필요는 없다. 조건은 동일하다. 방향 거리 등에 있어서 불리한 점이 없다. 그대를 믿어라(直方大, 不習无不利).

육삼(六三). 이미 필드에 나왔으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하도록 정진하라. 혹 잘 치는 사람을 보고 따라 칠 수도 있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멋지게 마무리할 수는 있다(含章可貞, 或從王事, 无成有終.)

육사(六四). 입 다물고 신중하게 쳐라. 못 치면 어쩔까 하는 걱정을 하지 말고, 잘 쳐야지 하는 욕심도 버려라(括囊, 无咎无譽).

육오(六五). 다른 사람들이 칠 때에는 항상 우아하고 아름다운 말들로 칭찬해 주라. 그런 우아한 말들이 서로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결국 서로 간에 행운을 불러 온다(黃裳, 元吉)

상육(上六). 공을 치고 나서 함께 친 사람들과 쓸데없이 언쟁을 벌이지 말라. 서로 살벌한 피를 흘린다. 서로 어울릴 줄 모르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만 남는다(龍戰于野, 其血玄黃).

용육(用六). 필드를 마칠 때는 서로 깔끔한 마음으로 마무리하고, 서로 좋은 감정의 여운을 나누도록 하라. 함께 한 일정을 멋지고 장엄하게 마무리하라(利永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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