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나기
무더운 여름나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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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과장)
올해는 장마전선이 중부와 남부를 오가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소나기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아열대성 기후 같다는 느낌이다. 더위를 먹었다고 하는 표현이 일사병이나 열사병을 말하는데 요즘이 딱 그런 때 인 것 같다.

무더운 여름에 하우스 농사 하시는 분이나 냉방시설이 없는 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은 열사병에 조심하여야 한다. 야외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자주 수분을 공급해 주어야 하고 수시로 그늘에서 휴식이 필요하다. 직사광선에 너무 오래 노출되어서 발생하는 열관련 질환을 일사병이라 하고, 열사병은 일사병을 포함해서 열관련 질환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열사병은 환기가 되지 않는 하우스 안이나 조선소의 선박 내부 등 특히 무더운 여름에 고온 다습한 곳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일을 하다가 발생하게 된다. 노인분들은 더욱 조심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땀 구멍이 위축되기 때문이고 땀을 통한 온도조절 능력이 젊은 사람에 비하여 60%에 불과하고 당뇨나 고혈압 약을 드는 경우에는 이 약 자체가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성분을 가진 경우에는 열사병이 더욱 오기 쉽다.

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에는 낮 12부터 오후 3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 체내에 수분을 적절히 유지해야만 된다. 음료 중에서도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차나 커피, 특히 술은 이뇨작용이 있기에 피하여야 할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 술을 들고 일을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열사병의 증상으로서는 두통과 나른함, 피로감, 심장의 두근거림, 어지러움증 그리고 심하면 실언, 의식소실 등을 보이고 몸이 온도조절 능력을 상실하여 땀을 흘리지 못하면 체온이 계속 상승되어 근육과 장기가 손상되게 되며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5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열사병 환자가 발생하면 시원한 곳에 눕히고 다리는 조금 올리고 시원한 물수건으로 목, 겨드랑이, 배에 올려주어 체온을 빨리 낮추어 주어야 하며, 해열제를 먹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고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병원으로 옮겨서 적절한 수액치료를 하여야 한다.

필자가 군의관 시절에는 여름에 행군을 갈 때는 트럭에 드럼통에 물을 실고 다니면서 열사병 초기증상이 있으면 드럼통에 몸을 담그게 하여 체온을 낮추었던 생각이 난다.

더운 여름이라고 무조건 실내에서 지내다 보면 냉방병을 앓을 수도 있어 실내공기는 환기를 자주 시켜주고 시원한 시간에 적당한 운동을 해주어야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냉방병은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이가 심하여 가벼운 감기나 몸살, 권태감,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는데 우리의 몸이 과도한 실내외 온도 차이에 적응을 제대로 못하여 발생하고 우리몸은 온도 차이에 적응하는데 1~2주가 걸리는데 실내외의 온도차이가 급격해질 때 우리몸의 자율신경계가 지쳐서 나타나는 증상들을 말한다.

냉방병의 진단은 식은땀, 두통, 소화불량을 호소하는데 이와 같은 증상만으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고 증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붙일 수 있는 질병이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전 국세청장은 모기업으로부터 30만 달러와 고급시계를 대가성 없이 선물로 받았다고 하니 국민들 마음도 덥게 만든다. 뉴스에 의하면 3000여억원의 세금을 추징하지 아니하고 받은 선물이라고 하는데 이 돈이면 국민들을 시원하게 할 수 있는 예산으로 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을 나기 위하여 피서를 가는 국민도 있지만 여름에 휴가도 가지 않고 묵묵히 일만 하는 시골의 노인 분들이나 무더운 쪽방에서 생활하는 분들이 올 여름을 잘 나기 위하여 선풍기와 전기료만이라도 공급하는 복지를 위한 정책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드린다.

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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