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옥 교수의 운동이야기
권선옥 교수의 운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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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1.5초의 숨겨진 과학
다이빙은 경영(競泳), 수구, 수중발레(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와 더불어 수영 종목 중의 하나다. 다이빙은 수영을 하기 위해 물가에서 물로 뛰어들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고, 19세기 초 유럽의 독일과 스웨덴에서는 체조선수들은 여름이면 해변가로 전지훈련을 떠나 연습을 했는데, 그때 물 위에 높은 그네 등을 설치해 놓고 안전하게 공중묘기를 연습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뛰어들기와 공중묘기로부터 발전되어온 다이빙은 1886년 제 1회 세계선수권대회가 독일에서 개최되면서 경기화되었으며 1904년 제3회 세인트루이스 올림픽경기대회에서 정식경기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다이빙은 일정한 높이에서 물속으로 뛰어드는 과정에서의 달리기, 발구름, 공중에서의 다이빙 기술과 우아함, 입수 자세를 채점하여 득점으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로 남·녀 스프링보드다이빙(Springboard Diving)과 플랫폼다이빙(Platform Diving) 경기가 있다. 스프링보드다이빙은 스프링보드의 반동을 이용, 발을 굴러 다이빙해 물에 뛰어드는 경기로, 스프링보드의 높이에 따라 1m와 3m, 두 종목이 있으나 올림픽에서는 3m만 실시한다. 플랫폼다이빙은 일명 하이다이빙이라고도 불리며, 플랫폼의 높이는 5m와 10m, 두 종목이 있으나 올림픽에서는 10m만 실시한다.

10m 높이의 플랫폼 다이빙에서 사람이 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다이빙을 할 때 인체는 단순히 물체가 정지 상태에서 자유롭게 낙하하는 운동과 같은 운동을 하게 되고, 공기저항을 무시할 경우 자유낙하하는 물체는 지구와의 중력이 물체에 미치는 유일한 힘이다. 자유낙하 시 떨어지는 거리는 1/2gt2으로 처음 1초간 떨어지는 거리는 4.9m, 다음 1초간 떨어지는 거리는 9.8m가 아니라 14.7m가 되어 시간이 경과할수록 속도의 변화 즉 가속도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10m 높이에서 다이빙을 할 때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1.4초가 되고 다이빙대에서 점프를 하더라도 1.6초를 초과하기는 쉽지 않게 된다.

다이빙에서 회전은 대단히 중요하다. 회전수뿐만 아니라 인체의 회전축인 좌우축, 전후축, 수직축 중심 회전을 골고루 사용한 회전이라야 높은 난이도로 평가받는다. 좌우축 중심 회전은 손짚고 앞돌기, 전후축은 바람개비 회전, 수직축은 팽이회전이 그 예다. 그런데 회전수를 늘리려면 회전속도를 빠르게 해야 하고 회전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회전에 저항하려는 회전관성을 줄여야 한다. 즉, 회전축을 중심으로 질량분포를 가까이 가져가야 한다. 김연아가 수직축을 중심으로 스핀할 때 양팔을 안쪽으로 모으는 것처럼. 이렇게 해서 다이빙 선수는 좌우축을 중심으로 3회전 반을 회전할 수 있으며, 수직축 중심회전인 비틀기는 2회전 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이빙의 채점에서는 회전동작만 보는 것은 아니라 입수자세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입수할 때 물을 튀기지 않아야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회전이 많으면 그 만큼 많은 물을 튀기기 때문에 감점을 받게 된다. 물을 튀기지 않으려면 신체가 회전하지 않아야 하고 회전하지 않으려면 신체를 곧게 펴서 회전관성을 크게 하여야 한다. 공중동작에서는 회전과 비틀기를 많이 하여야 하지만 입수할 때는 회전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다이빙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10m 플랫폼 다이빙에서 신체가 낙하하는 시간은 1.5초 정도에 불과하고 그 시간 내에 회전뿐만 아니라 비틀기를 여러 차례 수행하면서 입수 전에는 몸을 곧게 펴야 한다. 우수한 다이빙선수가 얼마나 물리학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예술이고 과학이다.

/경상대학교 체육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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