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시 농업인복지센터 ‘무용지물’
밀양시 농업인복지센터 ‘무용지물’
  • 양철우
  • 승인 201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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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과 용도·성격 중복…“예산 낭비” 지적
밀양시가 농업인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거액을 들여 건립한 ‘농업인복지센터’가 대부분 운영이 되지 않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비판과 함께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이는 시장 공약사업이다 보니 마을복지회관 등과 용도나 성격이 유사하고 농업인을 위한 마을 공동쉼터 또는 건강증진방 조성사업과 겹치는 데도 불구하고 치적을 쌓기 위해 밀어붙인 묻지마식 ‘선심성 사업’의 결과로 분석된다.

6일 밀양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농업인복지센터는 엄용수 시장의 농업분야 핵심공약 중 하나로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개소가 건립됐다. 1개소 당 최소 1억 5000만 원에서 최대 2억 5000만 원까지 6년 동안 모두 11억 80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대부분 경량철골의 1층 또는 2층 구조에다 건강편의시설과 다목적 시설이 갖춰졌다.

현재 농업인복지센터가 들어선 곳은 2007년 상남면 평촌리 대흥마을을 시작으로 2008년 상동면 안인리 상동깻잎영농조합법인, 2009년 삼랑진읍 용성리 임천토마토 작목반, 2010년 초동면 범평리 초동시설원예연합회, 2011년 무안면 영농조합법인 농정회, 2012년 상남면 예림리 예림원예영농조합법인 등 6개소이다.

이처럼 농업인복지센터가 농업인 복지증진이라는 거창한 명분으로 거액의 시비를 투자하면서 출발했지만 현실은 제대로 운영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현지 실태조사에 나선 결과 6개소 가운데 4개소(대흥마을·임천토마토 작목반·초동시설원예·무안면 농정회)는 문이 굳게 닫혀 장기간 운영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으며, 2개소는 그럭저럭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곳은 마을복지회관과 같은 장소에 위치했거나 들판 가운데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대흥마을 복지센터는 마을복지회관과 같은 장소에 건립돼 마을회의 시에 한두 번 이용되고 있으며, 임천과 초동은 들판 가운데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작목반이나 원예연합회 사무실과 겹쳐 농번기에는 아예 운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안면 복지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흥마을 한 주민은 “회의 때나 한두 번 이용하고 농번기에는 사람이 없다”말해 복지센터의 속사정을 대변해주고 있다.

특히 이 복지회관은 당초 농업인 복지공간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로 추진됐다. 그러나 6개소 가운데 5개소는 작목반이나 영농법인 등 특정집단이 대표자로 관리주체가 되다 보니 일반 농업인들은 이용을 할 수 없어 사유화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일반 농업인들은 복지센터의 존재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선심성 사업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해 밀양시 관계자는 “복지센터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는 대상을 물색하다 보니 작목반이나 영농법인 등으로 한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에는 희망 대상자가 없어 이 사업은 중단됐다.

밀양시는 또 농업인들의 복지와 휴식공간 제공 차원에서 마을 공동쉼터 사업을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모두 141개소를 만들었으며 사업비도 20억 원가량 투입됐다.

건강증진방은 지난해부터 시작해 모두 11개소에 1억 7600만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이 사업들은 소규모 예산으로 마을단위나 자연부락 단위로 농업인들이 적재적소에 이용할 수 있는 장소에 건립돼 호응을 얻고 있어 특정집단을 위하고 접근성 등이 떨어져 무용지물로 전락한 농업인복지센터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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