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지속되면서 냉방 수요 급증으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원전 사태로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올해는 유난히 무더워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오후 한때 순간 전력수요가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7430만kW(공급능력 7805만kW)를 넘어서면서 예비전력이 370만kW 언저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순간 예비전력이 35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준비’보다 한 단계 높은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 이에 따라 전력당국은 산업체 조업 조정(130만kW), 전압 하향 조정(30만kW), 민간 자가발전 추가 가동(20만kW), 선택형 피크요금제 적용(10만kW) 등 비상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올 여름에 내려진 전력수급 경보는 모두 22차례. 그 중 두 번은 순간 예비전력이 350만kW 미만으로 떨어진 관심단계였다. 주요 일부 기업체들이 휴가가 끝나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전력수요가 늘어난 데다 폭염으로 인한 냉방수요 급증 탓이다. 이 추세대로 가다간 예비전력이 200만kW 대까지 내려가 전력경보 세 번째인 주의단계까지 발령될 수 있다. 휴가중인 주요 산업체 근로자들이 이번 주 복귀하면 전력 사용량은 더 늘 것으로 보여 이번 주가 전력 수급에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에 에너지 절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게 됐다.
전력난에 비상이 걸리자 한전을 비롯한 자치단체들이 냉방기 가동을 중단한채 절전운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체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열고 냉방 등에 대한 단속도 경고장 남발에 그치지 말고 과태료 부과로 에너지 절약에 국민 동참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현 상황에서는 공급 확대가 더 어려운 만큼 전력난 극복의 유일한 해법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절전 참여뿐이다. 무엇보다 나 하나 쯤은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벗어나야 한다. 도민들은 한 등 끄기라도 나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에너지 절약 운동은 1년 내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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