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 기자
농월정은 조선 선조대 예조참판과 관찰사를 지낸 지족당 박명부 선생이 낙향해 1637년 처음 초가로 건립됐으나 현재 불타 버린 누각은 몇 차례 중건을 거쳐 1899년 완성된 것이다. 그럼에도 여지껏 복원이 지지부진한 것은 농월정이 있던 곳은 현재 박씨 문중 소유의 사유지어서 공공건물 건립이 불가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이 정자는 학사루, 광풍루, 함화루와 달리 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복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군은 이에 문화도시 이미지를 재정립하기 위해 농월정 복원에 다시 한 번 팔을 걷고 나섰다. 박씨 문중 또한 농월정 복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사업은 군비 50%를 확보하고 도비 50% 지원 요청한 상태다. 농월정 복원이 중요한 것은 이 정자는 다른 정자와는 달리 화림동, 심진동, 원학동 3곳을 일컫던 ‘안의삼동’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정자로 손꼽혔던 정자로 우리나라 선비문화를 상징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농월정이 화재로 소실된 이후 화림동 계곡은 화려했던 그 명성을 잊은 지 오래다. 휴가철이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차량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이 썰렁하기 그지없다. 선비문화는 문화는 물론 지역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꼭 이뤄야 할 숙원사업이다. 농월정에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과 관련된 일화가 지역에서 전해지고 있다. 당시 정부에서는 서상, 육십령, 전북 장계로 이어지던 농월정이 지나는 도로를 확대하려고 하자 박 대통령이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이 망가지는 것을 볼 수 없다며 자연 그대로 도로를 살릴 것을 명해 지금의 농월정과 화림동계곡이 유지됐다는 것이다.
농월정은 조선시대 선비들뿐만 아니라 유학자, 일반 평민들 누구나 즐겨 찾아 유람하던 곳이다. 농월정 복원이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참에 농월정 복원을 바랐던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함양군에 몇가지 당부하고 싶다. 농월정은 다른 정자와는 달리 물이 차도 썩지 않도록 기둥을 받쳐주는 12지주는 모두 밤나무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상판만 소나무였던 점을 기억해 밤나무로 된 지주확보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이왕이면 건축물로 쓰일 나무들은 1년가량 소금물에 절여 제대로 복원되길 바랄 뿐이다. 함양군 문화관광과의 노력과 진심에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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