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녹화가 전력 블랙아웃 예방의 최선책이다
옥상녹화가 전력 블랙아웃 예방의 최선책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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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농학박사)
금년 장마는 중부 이북 지방은 물난리로 걱정이었고, 남부지방은 폭염으로 밤잠을 설치는 이상한 장마였다. 이러한 이상한 장마가 끝남과 동시에 연일 기록적인 살인폭염주의보 및 초열대야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폭주함으로 인하여 초비상 사태의 전력수급 문제와 더불어 원전 가동중단 사태까지 겹쳐 대규모 블랙아웃(정전사태)이 우려되면서 정부 당국에서는 절전 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도시가 점차 고밀도로 개발됨으로 하여 녹지공간이 축소되면서 도심지로 갈수록 기온이 상승하고 외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열섬현상에 의한 여름철 전력소비가 급증하는 현상이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기준으로 제시한 한 사람당 녹지 숲 9㎡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6.6㎡ 내외로 작금의 이상 기후의 대안으로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대인들은 도시 숲 조성이 절실히 필요한 현실임을 잘 알고 있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도시 숯 조성 차원에서 도시 녹화의 대안으로 콘크리트 건물 옥상에 녹색공간을 조성해 지구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일 뿐 아니라 도심의 열섬효과 감축 및 도시 미관 개선에 의한 삶의 질 향상 등으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옥상녹화를 주장하여 왔다. 옥상녹화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건축물 옥상에 키가 낮은 관목이나 지표를 낮게 덮는 지피식물을 심어서 도심의 녹지 확보 및 도시경관 조성, 냉난방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생물 서식 공간을 조성하여 지속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도심의 콘크리트 옥상을 녹화함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먼저 여름의 냉방에너지 절약효과 뿐만 아니라 겨울의 난방에너지 절약 효과까지 이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즉 옥상녹화지가 1㎡ 늘어날 때 마다 냉난방에너지 비용이 1만8171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두 번째로 도심의 열섬현상 완화로 도심의 옥상 온도가 최대 55℃까지 올라가는데 반하여 녹화된 옥상은 정오의 옥상표면 온도가 약 30℃로 낮았고 또한 녹화된 아래층 실온의 일교차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세 번째로 도시의 홍수예방효과로 10㎝의 옥상녹화는 1㎡ 당 43ℓ의 물을 흡수할 수 있어서 실제 강우량의 70% 내외의 빗물 유출 저감효과가 있다. 네 번째로 도시의 대기정화 효과로 도시 숲의 조성과 동일한 대기정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균습도도 3.1% 정도 높아 도시민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 외 20cm의 토양층은 46dB 정도의 소음 경감 효과도 있다.

이러한 옥상 조경의 역사적인 기원은 바빌로니아의 공중정원이 효시이다. 이 당시에는 식물을 식재 하지는 않았지만 건축물의 옥외이용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외국의 옥상녹화 사례로는 녹색 잔디로 지붕을 디자인한 건축물들이 세계 곳곳에 들어서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구촌 ‘녹색 지붕’을 소개하면, 스페인의 빌라 바이오와 미국 캘리포니아 Mill 계곡에 들어선 다가구 주택 지붕을 녹색 지붕으로 만든 것 등이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은 정부세종청사에 있으며, 이 곳의 옥상 정원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짝을 이뤄 성곽 둘레를 돌며 성 안팎의 경치를 구경하는 ‘순성놀이’라는 전통놀이에서 착안하여 만든 옥상정원이다.

이와 같이 국내에서도 최근에 산림청 지원으로 추진되는 옥상녹화 사업은 노약자,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거주하거나 이용하는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녹색공간을 조성, 쾌적한 녹지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의 정서적 안정은 물론 간접치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추진되고 있으며, 이러한 차원에서 창원시를 비롯하여 울산시에서는 사회복지시설 내 숲 조성, 옥상녹화, 벽면녹화, 이동식 정원 조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2014년도 녹색자금 지원사업’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필자는 최근의 이상기후 현상과 아울러 도심의 고밀도 인구 집중에 의한 전력난 문제 및 열섬효과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도시 숲 조성의 일환인 녹색 지붕을 조성한다면 전력수급의 블랙아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내 아이들의 정성함양을 도울 수 있는 옥상 텃밭조성을 학교나 공공기관 및 복지관 등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먼저 시작하여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

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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