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특(特)별시장님께!-지금도 즐거우십니까?
박원순 서울특(特)별시장님께!-지금도 즐거우십니까?
  • 경남일보
  • 승인 201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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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정 (시인)
며칠 전에 시장님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펴낸 ‘정치의 즐거움’을 잘 읽었습니다.

특별히 정치를 잘하시는 비법을 배우고 싶더군요.

103년을 지키던 진주도립병원도 문을 닫고 말았지만, 그래서 진주사람들은 시방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그래도 시장님은 귀와 함께 가슴으로 듣는 분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밤잠 아껴 책을 읽는 그런 분이 온 진주가 흔들리는 판에 어찌 전후 사정을 외면하고 있단 말입니까?

그야말로 섭천쇠(지역말)가 웃겠습니다. 아무리 떠들어 봐야 나는 이제 박원순 씨가 서울 인사동을 왜 그리 형편없이 만들어 놓으셨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40년 추억을 뒤로하고 줄행랑치듯 인사동 거리를 빠져 나오고 말았습니다.

시장님이 과연 모르는 것일까 보고를 받고도 무시하는 것인가.

지금부터는 진주남강유등축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유등축제야말로 진주의 얼이고 뼈와 살이자 정신입니다. 전부이지요.

1995년도 진주신문에서 초청한 성악가 조수미 더러 식사부터 하고 좀 쉬라고 했더니 진주의 기운을 느껴 보려고 맨발로 잔디밭을 산책한다는 이야기에 저는 등골이 오싹했습니다.

진주출신 시인 이형기는 “정신은 그것이 정신인줄 아는 사람에게 있어서만 정신”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맑고 밝던 박원순 시장께서 정신줄을 놓으셨는지요. 김시민 장군이야 공신록권에다 땅·노비들이 주어졌지만 이름 없는 의병, 노비, 승려, 아녀자들에겐 언감생심이지요.

420년 전입니다. 특별시장님 ! (장장) 420년 입니다.

논개가 본때를 잘 보이고 나자 후배들이 줄줄이 이어 갔고 의기사 앞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지요.

천추에 길이 남을 진주의 의로움

당집 돌과 높은 다락이로다

일 없는 세상과 사는 것이 부끄러워

피리 불고 북치며 얼 빠지게 놀 뿐이다

-의기사 느낌을 읊음-김수업(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 해석)

또 기생 독립단이 일어났던 곳이 바로 진주랍니다.

420년 동안 진주 사람들은 거듭거듭 이분들을 추모하고 있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유등축제입니다.

매천 사당 대숲 대이파리 끝에는

“글 아는 선비 노릇 힘이 들고나”

절명시 한 구절 말짱하게 살아 있어

난 그만 오금이 저려 왔네

촉석루 단청 가신 님을 위로하는

논개 비문 샅샅이 훑어보곤

친일 앞잡이 김은호가 잘 그린 논개 영정

차마 마주 쳐다볼 수 없었네

잘 드는 조선 낫으로

마구 버히고 싶었네

-졸시 (정신 번쩍 드는 날)

/박노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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