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적조·해파리…멸치업계 삼중고
폭염·적조·해파리…멸치업계 삼중고
  • 허평세/일부연합
  • 승인 2013.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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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위판량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
남해안 멸치업계가 폭염·적조·해파리 피해 등 삼중고로 인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적조와 폭염 등 악재가 겹치면서 멸치 어획량이 급감한 탓이다.

19일 통영 기선권현망수협(조합장 진장춘)에 따르면 지난 7월 멸치 위판량은 모두 136만 상자(1상자 1.5㎏), 위판액은 11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위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7억원에 비해 큰 차이가 없지만 위판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70만 상자 보다 20% 줄었다.

7월은 매년 4월∼6월 금어기를 끝내고 조업을 시작하는 시기임에도 예년에 비해 어획량은 감소했다.

수협은 올해 폭염·적조·해파리 등 ‘3대 악재’가 겹쳐 멸치 어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수협은 지난 7월 1일 올해 첫 조업에 나서며 고수온과 해파리 피해만 없으면 어획량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위판 목표액을 170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그런데 불과 2개월도 지나지 않아 기대는 무산됐다. 여기에다 예상하지 못한 적조의 여파가 겹치면서 어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요 어장인 통영 욕지도 해역 등으로 출어해도 빈 배로 돌아오는 게 일상이 됐다.

올해는 가뭄과 폭염이 두 달 이상 계속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이 파악한 통영 외해의 바다 수온은 28도 전후로 상승했다.

멸치는 바다 수온이 25도 정도일 때 남해안에서 어장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올해는 수온이 3도 이상 높은 셈이다.

산란기의 멸치가 좋아하는 수온은 18∼23도다.

게다가 평년보다 열흘 정도 일찍 찾아온 적조로 남해안 해역 대부분에 적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동해안으로 북상하는 적조는 남해안 양식장에 사상 최대 피해를 주며 한 달 넘게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백척의 선박이 매일 황토를 살포하며 바다를 휘젓고 다닌 탓에 그나마 남아있던 멸치마저 도망간다며 멸치잡이 어민들은 황토살포 등 적조 방제작업을 보는 눈은 곱지 않다.

어민들은 7월 중순 적조 발생 이후 멸치가 자취를 감췄다고 입을 모았다.

설상가상으로 상당수 선단이 애써 끌어올린 그물 속에는 바다의 불청객인 해파리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잦다.

선원들은 멸치를 건져 올리는 일은 고사하고 해파리를 처리하느라 헛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권중원 기선권현망수협 지도보상 담당은 “오전 4시∼5시에 출어해도 멸치가 안 잡힌다”며 “선원들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유류비와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선단별로 하루 1000~1500상자의 멸치를 잡아야 채산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50상자를 겨우 잡는 날도 많아 어민들은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위판장은 한산하다.

진장춘 기선권현망수협 조합장은 “폭염은 그래도 견딜만했는데 적조와 해파리 탓에 이중삼중으로 힘들게 됐다”며 “회유성 어종인 멸치가 오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영 기선권현망수협에는 1개 선단이 4∼5척의 어선으로 구성된 모두 45개 선단이 소속돼 있다.

2011년에는 위판량 1만9690t, 위판액 1346억원이었는데 2012년에는 위판량과 위판액이 각각 1만6743t, 915억원으로 줄었다.

1년 사이에 잡힌 멸치의 양은 14.9% 줄고, 위판액은 32% 급감한 것이다.

남해안 멸치업계가 잡는 멸치는 전국의 60% 정도를 차지, 추석을 앞두고 마른 멸치 품귀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통영/허평세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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