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주인 문여소, 복들어가요 문여소
주인주인 문여소, 복들어가요 문여소
  • 최창민/원경복
  • 승인 201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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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전통예술축제 참가작품] <8>산청매구
산청매구의 첫 시작인 당산제의식에서 제관은 깨끗한 사람을 선정했다. 선정된 사람은 일주일에서 한달 정도를 근신하며 부정된 일이나 사물을 보지 않고 뒷간에 가는 것도 삼가 했다. 제를 올리는 며칠 전부터 극소량의 죽만 먹었다고 한다. 그만큼 산청매구의 지극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품내용과 유래 전승과정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 주>

민속예술제 단체사진
경상남도 민속예술축제를 마치고


▲작품내용

△당산제 -당산나무 앞에서 제사상을 차리고 집사와 제관 등이 삼배를 하고 마을 사람들과 포수 등 잡색들도 절을 하는데 원래 당산제를 지내는 그믐날 밤에 ‘집돌굼’을 치는 게 아니라 며칠 후에 하는 것을 연결한 것이어서 제관이 아닌 악사들은 반절을 세번 한다.

△길놀이- 당산을 떠난 치배들이 마을 어귀의 공동우물에 도착할 때 까지 덧배기로 길놀이 행진을 하며 입장한다.

△새미굿- 정초에 마을 주민들의 식수원인 공동우물을 깨끗하게 하고 청소해 매구패가 오면 상쇠의 앞소리로 힘차게 진행한다.

이때 “동해바다 용왕님 서해바다 용왕님/ 칠년대한 가뭄에도 물이나 철철 넘쳐주고/구년장마 홍수에도 물이나 청청 맑아주고(중략)

/물좋다 물좋다 벌떡벌떡 잡수소” 라고 한다.

△문굿- 새미굿을 마치면 길놀이를 해 대문 앞에 도착해 주인이 문을 열어 매구패를 환영해줄 것을 요청하는 문굿을 한다.

“주인 주인 문여소 복들어가요. 문여소∼”로 시작하는 소리를 한다.

△마당굿- 대문을 지난 매구패가 안채 쪽으로 가기 전에 마당의 구석구석을 밟고 장독간 등을 돌아서 정지로 가는 동안 신나는 몸짓으로 마당의 흥을 돋운다.

△조왕굿-길놀이로 마당굿을 한 후 정지(부엌)로 가 조왕신을 부르고 정성껏 밥을 지어 부모님 봉양하는 소리를 한다. 조왕굿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부엌의 안녕과 복을 비는 굿으로 산청만의 조왕풀이가 특징이다.

“허이여루 지신아 조왕지신을 불러보자∼ 천년이나 울리소. 만년이나 울려주소” (중략) “이 솥에다 밥을 지어 부모님께 봉양하세∼”소리를 한다.

△성주굿- 산청에서 주로 정월대보름에 불리던 것으로 복을 부르고 액을 쫓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한해 농사를 시작하면서 풍년을 기원하고 가족의 건강과 성공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이 여보게들, 우리산청 매구패가 신나게 매구들 치고 들어올 때는 만복이 따라 들어오고(어이)” (중략) “나갈 때는 구석구석 낀 액들이 따라 나가는데 이집 대주양반 올 한해 운수대통∼”(후략)

△휘모리-빠른 1,2,3,4채로 맺고 뒤돌아 성주상을 보면서 난타로 3번 절한 후 즉시 전면을 보며 “어이 여보게들” “아, 이집 주인양반이 우리 산청매구패를 위하여 이렇게 음식을 푸짐하게 차렸으니 우리가 어찌 그냥갈수 있겠는가∼”(후략)

△판굿-지신밟기 후 연희패의 기예마당으로 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마당이다. 이때 주인은 음식을 푸짐하게 내놓는다.

부정과 액을 몰아내는 판으로 연희패가 마당에서 액을 몰아내고 땅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치배꾼의 무술과 같은 동작등 일년 농사의 안녕을 비는 농살풀이로 풍년을 기원하는 판이다.

△구정놀이는 연희패의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로 각치배의 개인적인 기량을 마음껏 과시해 판의 여흥을 돋우고 최고의 신명난 판을 만들어낸다. 소고놀음 설장구 북놀음 12발채상순으로 진행한다.

△파방굿-모든 연희를 끝내고 뒷풀이를 하는 과정이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주위에서 춤을 추거나 재주를 부리며 각자 상모꼬리나 고깔 종이꽃을 조금씩 떼어 불에 태운다. 일년의 소원을 비는 소지와 전해의 묵을 액을 태워 보낸다.

△마침굿-신명난 마을 지신밟기가 마무리됐음을 알리는 판이다. 집주인은 풍물패에게 곡식이나 돈으로 사례하고 이는 매구패의 경비로 쓰고 나머지는 마을 기금으로 적립한다.

당산제를 지내고 매구를 치는 까닭은 마을과 집안의 무사태평과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지만 마을 주민들 간에 사랑과 화합 협동정신을 고취시켜 건강한 삶의 질서를 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당산제 지낸후 매곡마을
당산제를 지내고 난 후의 차황면 매곡마을 당산 2013

황토무더기
차황면 매곡마을 입구의 금구줄과 황토무더기 2013
 

▲특징

산청매구는 당산제의식부터 시작하며 이는 마을의 수호신에게 한해동안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제 의식으로 주로 섣달그믐과 정월보름에 지낸다.

제관은 대동회를 열어 가장 깨끗한 사람을 선정하는 등 금식하고 몸을 깨끗이 했다. 산청매구의 지극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산청민속보존회에서는 전통의식을 계승하기위해 앞소리를 맡은 전수자가 섣달 그믐날 밤에 그 마을을 방문해 자정 무렵에 지내는 당산제단에 직접 참제하고 모든 제의식과 함께했다. 마을 입구의 황토무더기나 금구줄을 설치하는 것을 세밀하게 관찰해 기록하고 작품에 접목하고 있다.

당산제를 지내고 나면 마을 주민들은 동사(지금의 마을 회관)에 모여 음복하고 매구패는 마을의 모든 집을 차례로 찾아다니면서 집안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매구를 쳤다. ‘매구’란 말은 ‘매귀’에 어원을 두고 산청에서는 농악을 연주하는 것을 ‘매구친다’고 한다. ‘나쁜 잡귀를 파묻는 놀이이자 의식’이라는 뜻이다.

당산제 후 정월초하루에서 보름날까지 날을 잡아 매구를 치는데 마을의 공동우물에서 새미굿을 하고 길굿-문굿-조왕굿-성주굿의 순으로 진행한다. 다음 큰 마당에서는 전반부의 제례의식을 완전히 뒤집는 주인과 매구패 그리고 온 동네 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날 매구의 절정인 판 굿이 전개된다.

판굿은 길군악-덧배개원뛰기-휘모리-등맞이굿-설장구-불놀이 등의 개인놀이가 있고 마지막으로 12발 상모가 대미를 장식한다.

경남 민속예술축제 참가
경상남도 민속예술축제 참가모습.


▲산청매구의 구성

△농기는 1개 편성한다. 대기라고도 하며 대나무 끝에 꿩장목을 달고 백색기폭중앙에 농자천하지대본을 쓴다.

△영기는 5개 편성한다. 나무 끝에 삼지창을 꽂고 ‘령(令)’자를 검정글씨로 쓴 사각형의 기폭을 매단다. 기폭둘레에는 청적 흑황농 5색을 단다. 기수복장은 검은색쾌자를 입는다.

△나발은 2개를 편성한다. 패들을 불러 모으거나 농악대의 ‘걸립요청’이나 마을에서의 걸립허가 등을 널리 알리거나 전하는 신호용이다.

△꽹과리는 쇠라고도 하며 매구라고도 한다. 3개를 쓰며 상쇠 목쇠삼쇠라칭 한다.

△징은 2∼3개를 쓴다. 수징 목징 끝징이라고 하고 징수는 가락의 멋을 동작으로 잘 표현해야하므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을 돋우어 줄 수 있어야 해 너름새 좋고 힘 좋은 사람이 잡는다.

△장구는 5개를 쓴다. 연주자를 수장구 목장구 상장구 끝장구로 부른다. 채상모를 쓰고 상모를 돌리며 장구를 친다.

△북은 5개를 쓴다. 수북 목북삼북 사북 끝북등으로 부른다.

△벅구는 16벅구수를 두며 수벅구 목벅구 삼벅구 사벅구 끝벅구 등으로 불리며 채상모를 쓰거나 고깔을 쓰고 농살풀이 고깔놀이를 한다.

△포수는 1∼2명으로 한다. 대포수는 매구판을 벌리는 집안의 문굿에서 마당 집안곳곳을 둘러보며 상쇠의 명을 받아 굿정리를 하는데 복색은 바지저고리 차림에 짐승의 털로 된 옷을 걸치고 허리와 우측 다리의 무릎에 붉은 천으로 묶는다.

△대주양반과 대모-대주는 두루마기를 입고 도포를 걸치고 3층 정자관을 쓰고 담뱃대와 부채를 든다. 흰수염을 달고 부채를 부치며 거드름을 피운다 집안의 매구꾼을 불러 모을 때는 고사상에 돈을 올리고 절을 한다. 대모는 고사상에 제물을 정성껏 차리고 연희마당 뒤에는 온 동네 사람들과 놀이패들에게 준비한 술과 음식을 베푼다.

△집사 두루마기를 입고 갓이나 2층 정자관을 쓰고 부채와 담뱃대를 든다. 검은 수염을 달며 손에는 양반보다는 짧은 담뱃대를 드는데 상쇠의 명을 받아 잡다한 일을 하고 동네 아낙들을 희롱하기도 한다.

△이외 색시와 마을 마람들이 있다.

산청매구패 단체사진
당시의 산청매구패 단체사진


▲유래와 전승과정

산청매구의 유래는 역사적 근거가 확실한 구한말 서부경남지역 전문연희 단체인 솟대쟁이패의 지도자였던 고(故)김도생 송철수 오인환 오봉상으로 맥을 이었다. 산청군 단성현의 김성세 산청군 신안면의 허정선생도 영남농악의 명인이었다.

특히 김성쇠선생(1855∼?)은 차후 진주농악의 상쇄 황일백에게 영향을 끼친 스승이었으며 산청농악의 큰 스승이다.

이런 계보의 선생들은 당시 기량이 이미 전국적인 명인의 수준으로 국가중요무형문화재(제 11-가)인 진주삼천포 12차 농악의 원년멤버로서도 활동을 했으며 산청매구의 역사가 됐다. 모두 산청출신들이었지만 당시 이미 전국을 무대로 활동할 정도로 기량이 출중했다.

현재 산청생비량의 상능과 하능지역에 농산풀이 가락과 상모놀음 북 놀음이 전해지고 있다. 진주삼천포 농악의 박염선생도 옛적에 산청생비량의 상능장구를 전수받았다고 구술하고 있으며 현재 같은 단체의 김선옥 선생도 산청매구의 옛 스승들에게 화려한 쇠가락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산청민속보존회에서 그 맥을 이어받아 실제로 행해졌던 마을의 집돌굼(지신밟기)의식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재현하여 상원놀이행사와 연말 정기공연을 통해 전승하고 있다. 이의 마무리인 정월대보름달집태우기 행사는 악천후에 관계없이 한해도 거르지 않고 실시하고 있다. 산청의 달집행사는 전국적인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산청민속보존회 고문김종완 도움>

▲출연진 명단 및 배역
산청매구 악사명단
참여인원 48명
기수(7명): 임계화, 민영임, 권용순, 최경희, 황선란, 허선영, 민옥희
대주대모(2명): 반해경, 김영자
잡색(3명): 포수(이용이), 각시(하영순), 집사(이순단)
태평소(2명): 김창주, 김복곤
쇠(3명): 김종완, 김희진, 정순애
징(2명): 이희숙, 이정혜
북(5명): 정기점, 양명숙, 강윤자, 조영미, 김순덕, 곽유영
장구(5명): 오명점, 구선임, 김영희, 허점이, 이희숙
설장구 : 오명점, 구선임, 김영희, 허점이, 한명희, 이희숙
채상소고(6명): 이애심, 박미선, 한명희, 김순경, 박희정, 양선영
주민(9명): 황강수, 박형순, 류순자, 김정남
12발 소고: 김순경
<산청민속보존회 고문김종완 도움>
최창민·산청/원경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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