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명품관광
진주의 명품관광
  • 경남일보
  • 승인 201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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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해영 (경남문화관광연구원, 경영학박사)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한국관광 100선’ 3월부터 7월까지 순위에서 ‘진주성’이 1위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2012년 미국의 뉴스 전문채널 CNN에서 실시한 ‘한국 관광지 BEST 50’에 ‘촉석루’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진주성과 촉석루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우선순위에 거론된 것은 남강과 어우러진 품위 있는 풍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임진왜란을 겪어낸 진주 사람들의 구국에 대한 이야기가 서려 있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역사적으로 진주는 수도의 변방에 위치해 있었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와 신라의 경계지역에 위치해 있었고, 고려조와 조선조에도 수도에서 천 리가 넘는 먼 남쪽 변방에 위치해 있었다. 진주는 수도권과 다른 독자적인 문화와 풍습을 가지게 마련이었다. 진주의 역사적 자료를 통해 보면 선사시대 이후 진주만의 독특한 문화와 풍습을 계승 발전시켜 왔음이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문화유적이 대평리 청동기문화유적과 진주교방문화이다. 대평리 청동기유적은 세계 4대강 유적에 버금갈 정도로 우수했고, 진주교방문화는 진주만의 교방풍류와 교방음식을 만들어 내는 등 독창적인 문화와 풍습을 창조해 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진주는 임진계사년(壬辰癸巳年) 진주성 싸움의 시점에서 시계가 멈춰진 듯하다. 진주를 소개하는 홍보물과 진주에서 열리는 축제나 행사 가운데 다수가 진주성 싸움의 호국정신에 근거를 대고 있다. 우리는 시대를 초월하여 임란 이전에 진주 사람들의 자존심이 무엇이었을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진주성 싸움에서 선인들이 목숨 걸고 싸워야 했던 명분이 남강 위에 우뚝 선 촉석루만큼 높은 문화적 자존심이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돌아보건대 진주는 임진왜란 이전에 진주만의 독특한 개성과 문화적 자존심을 가진 도시였다. 진주의 청동기 문화가 그러했고, 진주의 교방문화가 그러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우리의 중요한 문화적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임란의 시대를 초월하는 진주문화의 시대로 시곗바늘을 돌려 놓아야 한다.

지난해 진주성에서 우물 복원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진주시에서는 우물을 복원해 호국정신을 되살리는 역사의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물을 복원해 호국정신을 되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되살려야 할 것은 우물처럼 퍼 올릴 수 있는 잊어버린 진주의 문화와 풍습이 돼야 하지 않을까.

가보고 싶은 관광지가 진주성과 촉석루가 아니라 진주라는 도시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주의 화려했던 문화의 시대로 돌아가 문화의 줄기세포를 찾아 이 시대에 다시 심어야 한다. 문화의 줄기세포를 재생시키고 이를 뿌리내리게 하려면 진주 사람들의 문화나 관광에 대한 의식이 변화돼야 한다. 명품관광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광자와 공감을 통해 실현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맹해영 (경남문화관광연구원,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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