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종말
전세의 종말
  • 이홍구
  • 승인 2013.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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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창원총국장)
서민과 중산층의 보편적 주거형태중 하나인 전세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전세에서 월세로 근본적인 전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전세가격이 급등하여 서민·중산층의 주거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에 대한 우리사회의 대비는 너무나 취약하다.

▶한국감정원은 최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51주째 상승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은 57%를 넘어서며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상승률도 4.81%로, 작년 연간 상승률 2.36%의 2배를 뛰어넘었다. 박근혜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오는 28일 전월세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실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수한 제도이다. 아파트를 사두기만 하면 값이 오르고, 전세를 은행에 맡기면 고금리를 받을 수 있을때야 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주택가격 하락과 저금리 그리고 각종 세 부담으로 집을 보유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된 집주인의 입장에선 전세값을 올리거나 월세 전환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세입자의 입장도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집을 사자니 부담되고 월세 전환이나 치솟는 전세값을 감당하자니 허리가 휜다.

▶노령화·저금리 시대에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불가피하다.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은 상당기간 추세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전환기의 이 과도적 상황을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하여 연착륙하느냐 하는 것이다. 현상만 보고 단기대책에 매몰되어서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당장은 힘들지만 시장의 힘을 믿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중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 부동산 정책의 경우 극약처방이 묘약이 될 수 없다. 당정이 내놓을 ‘8·28 전월세 대책’ 에 조심스럽지만 일말의 기대를 걸어 본다.

이홍구 창원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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